급락하는 철광석·원료탄…철강업계 득일까, 독일까

by남궁민관 기자
2019.08.22 15:51:41

철광석, 7주 만 36.3달러 급락…원료탄도 하락세
철강업계, 하반기 원가 부담 감소에 실적개선 기대
하반기 후판·車 강판 가격협상 불리 우려도
"상반기 마진 감소 확실…가격인상 지속 추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후판공장에서 생산된 내진용 후판 모습. 현대제철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철광석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않다. 원가부담 측면에서 철광석 가격 하락은 철강업계에 분명 희소식이지만, 마냥 웃음지을 수 있는 아닌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진행 중인 자동차, 조선업계와의 가격 협상에 행여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톤(t)당 89.57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철광석 가격은 올해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왔으며, 지난 7월 2일 연중 최고점인 125.77달러까지 치솟았다. 다만 7월 이후 급격하게 분위기가 반전되며 7주만에 36.2달러가 떨어진 상황이다.

철광석 가격의 이같은 급변은 돌발적인 수급 상황 여파로 풀이된다. 철광석 가격은 1월 세계 최대 광산업체 발레의 광산댐 붕괴로 철광석 수출량 급감, 4월 호주 사이클론 발생에 따른 철광석 항만시설 봉쇄 등으로 상반기 급등했다면, 하반기 이들의 철광석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가격 인하를 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둔화 우려 등도 영향을 미쳤다. 투기적 매도가 집중되면서 선물가격이 폭락했고, 이에 따라 현물가격도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9월 1일부터 추가로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돼 철강재 수요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철광석 외 제철용 원료탄 가격 역시 동반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기준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t당 154.32달러로, 올해 5월 13일 213.16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상반기 원자재 가격 급등을 미처 철강재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며 실적이 뒷걸음질 친 상황으로, 이같은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가격 하락은 마진 확보에 일단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철광석 가격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일부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포스코는 지난 7월 23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철광석 가격은 3분기 100~110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4분기 90달러 중반 이하로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또 제철용 원료탄 역시 3분기 170~180달러 수준을 보이다가 4분기 190달러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재 철강업계가 자동차, 조선업계와 진행 중인 하반기 자동차용 강판 및 후판 등 철강재 가격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는 마당이다.

철강업계는 상반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철강업계가 마진에 악영향이 있었다는 점이 명확한만큼 하반기 철강재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후판과 관련해서는 현재 국내 수급 상황 상 철광석 가격 급락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철강업계의 가격 인상 주장이 다소 약화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월간 후판 수입량은 지난 4월 54만t을 고점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8월 예상 후판 수입량은 25만t에 불과하다. 결국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