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문성근·김여진 합성사진' 국정원 직원 구속기소

by이승현 기자
2017.10.11 16:17:15

원세훈 지시로 조작사진 제작·유포

국가정보원 전경.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지시를 받아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합성 나체사진을 만들어 퍼뜨린 국정원의 팀장급 직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의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이명박 정부 비판적 문화연예계 인사 퇴출명단) 수사에서 첫번째 기소 사례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수사팀은 11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혐의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국정원 2급 직원 유모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11년 5월 문씨와 김씨가 마치 부적절한 성적행위를 하는 것처럼 묘사하는 조작사진을 만들고 인터넷사이트에 올려 대중에게 유포시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원 전 원장 등 국정원 상급자들이 당시 야당 통합운동을 활발히 전개하던 문씨의 정치활동을 방해하고 ‘좌편향’으로 분류한 김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유씨에게 조작사진을 만들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해선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등 다른 혐의들에 대한 수사를 마치면 이 건에 대해서도 함께 처분할 예정이다.

법원은 지난달 22일 유씨에 대해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팀장인 유씨의 지시를 받아 실제 합성사진을 만든 팀원 서씨는 구속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포함해 향후 국정원 관계자의 문화예술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