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막말 논란…"바이든이 들었나?"·"왜 보도?" 방어한 與
by권혜미 기자
2022.09.22 21:38:20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보도가 되면 자국에 도움이 안 되지 않나”라며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 측에 책임을 돌렸다.
22일 방송된 YTN ‘뉴스N이슈’에서 정 전 위원과 신경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연해 논란이 되고 있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행사장을 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국회’는 미 의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은 MBC를 통해 처음 보도됐다.
정 전 의원은 “만약 국내적 상황이라면 보도를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사실 (비속어 장면이) 보도가 되면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자국, 우리의 이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건 방송을 좀 하지 않아야 되지 않았나”라며 “그런 수준 높은 판단을 해 주셨으면, 그게 조금 아쉽다”고 토로했다.
반면 신 전 의원은 “언론은 (장면이) 잡히면 무조건 (보도)한다”며 “그리고 쓰는 게 맞다. 저 얘기는 사실 미국 쪽이 서운해하고 섭섭해하고 클레임 걸고 그러지는 않겠지만, 지금 현재 이준석 전 대표와의 ‘XX 발언’이 몇 달째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나. 오히려 대통령이 매일 채신머리없이 ‘XX’나 하고 하는 걸로 가서 국내 정치엔 영향을 심각하게 줄 것 같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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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알려진 후 야당에선 “외교 참사”, “국격 실추”라는 거센 비판을 쏟아내며 맹공을 퍼부었다.
여당 의원 중엔 잘못된 발언임을 인정한 의원들도 다수 있었지만,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사적 발언’이었다는 취지였다며 방어에 나섰다.
한 총리는 “그 얘기가 명확히 들리고, 통역도 됐고, 그래서 (그 말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들어갔느냐”며 “‘무슨 얘기인지 명확하게 이게 들리지 않는다’는 분들도 많더라”라고 답했다.
|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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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일 뿐이라는 해명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재진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있는 행사장 안에서 나온 실언이었을 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한 행사에 참석하면서 미 의회를 폄훼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공적으로 말한 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말로 얘기한 것을 누가 어떻게 녹음했는지 모르고, 진위 여부도 판명해봐야 한다”며 “어떤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