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대1 경쟁 '장기민간임대아파트' 대거 줍줍으로...왜?
by신수정 기자
2022.03.28 16:37:25
10년 장기민간임대아파트 349가구 모집
주변 단지보다 높은 임대료·확정분양가가 걸림돌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도 한몫.."10년 후 누가 아나"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장기민간임대아파트로 청약 당시 평균 23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힐스테이트 인덕원’의 미계약분이 대거 발생하면서 무순위 ‘줍줍’이 진행했다. 주변보다 높게 임대료가 책정된데다 부동산 주택공급이 예정된 탓에 확정분양가의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의 ‘힐스테이트 인덕원’ 투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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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지난 27일 경기도 안양시 일원에 위치한 모델하우스에서 잔여세대 순번추첨을 진행했다. 단지는 10년 장기민간임대 아파트로 입주 조건이나 청약 조건에 대한 제약이 적어 349가구 모집에 총 8만 892건이 몰리는 기염을 토했지만, 정당계약율은 기대에 못미치며 잔여세대 순번추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정당계약율이 낮은 이유를 두고 높은 불확실성 때문으로 분석했다. 힐스테이트 인덕원이 당첨자에게 공개한 확정분양가는 전용 50㎡ 9억 7000만~10억원, 전용 74㎡의 경우 14억 5100만~14억 91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지와 바로 인접한 대장아파트 인덕원 푸르지오엘센트 전용 84㎡ 16억 3000만원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다른 인접 단지인 인덕원동아에코빌아파트 전용 85㎡ 8억 5000만원, 인덕원대우푸른마을 전용 85㎡ 8억 4500만원에 실거래 된 것과 비교했을 때 저렴하지 않다는 평가다.
또 확정분양가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입주시 확정분양가의 60%, 10년 뒤 분양전환에 40%를 낸다는 조건이 유력한 상황에서 향후 주택공급이 늘어났을 때 집값 하락기와 겹칠 경우 오히려 분양가가 시세보다 많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임대 수요자에게도 부담스러운 가격대라는 분석도 크다.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모집공고를 보면 △전용 50㎡ 임대보증 6억원, 월 임대료 70만원 △전용 74㎡ 최대 임대보증금 8억9800만원, 월 임대료는 100만원 수준에 책정됐다. 이는 의왕시 대장 아파트인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엘센트 전용 85㎡가 지난달 7억 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해도 다소 높은 편이다. 게다가 임대형 선택시엔 우선분양권을 받을 수도 없다.
의왕시 A공인중개사 대표는 “74㎡타입은 공급물량이 거의 없던 탓에 잔여세대가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타입의 경우 순번추첨으로 많이 풀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정분양가로 분양받더라도 인근에선 임대아파트라고 알고 있어 프리미엄이 세게 붙진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단지의 흥행실패의 이유가 작은 세대수와 오랜 임대기간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받길 원하는데,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한 상황이어서 무순위 줍줍 물건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미리 확정분양가를 계약하더라도 10년 후 시장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 시세가 떨어진다면 돈을 주고 매도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