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컨벤션 메카로 우뚝 선다

by양희동 기자
2014.04.01 17:27:13

서울시 종합발전계획 발표
72만㎡ 국제교류 지구 조성
KTX·GTX·지하철9호선 등 교통망도 구축

△서울 삼성동 코엑스~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조성될 ‘국제교류 복합지구’ 배치도. <자료: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와 한국전력공사(한전) 본사 부지,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가 국제업무와 MICE(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스포츠· 문화·엔터테인먼트 등이 결합된 약 72만㎡ 규모의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탈바꿈한다. 또 KTX(고속철도)·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남부광역급행철도와 지하철 2·9호선 및 위례신사선(경전철) 등 교통 인프라가 집적된 통합 환승체계도 구축된다.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은 IT기업의 잇따른 강남권 이탈로 침체에 빠져 있는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 개발 가이드라인을 담은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1일 발표했다. 코엑스 일대 개발은 △국제업무·MICE시설 확충 △탄천·한강·잠실종합운동장 통합 및 연계 보행 네트워크 구축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이뤄진다.

국내 최대 컨벤션 중심지인 코엑스와 한전 및 옛 한국감정원 부지, 서울의료원, 잠실운동장, 서울무역전시장(SETEC) 일대에는 8만8700㎡ 규모의 국제업무·MICE시설이 추가로 확충된다.

코엑스(4만7000㎡)는 기존 전시장 상부 증축과 도심공항터미널의 영동대로 지하 이전 등을 통해 3만5000㎡를 확보, 전시·컨벤션시설을 현재의 두 배 가량인 총 8만2000㎡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또 오는 11월 이전 예정인 한전 본사 부지(7만9342㎡)와 옛 한국감정원 부지(1만989㎡)에는 1만5000㎡ 이상 규모의 국제업무 및 MICE시설이 조성된다. 시는 용도지역 상향(제3종 일반주거지→일반상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을 통해 이들 부지 면적의 20~40% 안팎을 공공기여(토지, 기반시설, 설치 비용) 형태로 확보할 계획이다. 한전 용지에는 민간 개발을 통해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 소유인 서울의료원은 올해 일부 부지(2만2650㎡)를 우선 매각해 국제업무 및 MICE시설을 확보하고, 남은 부지는 국제기구 전용공간 및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서울무역전시장은 기존 전시·컨벤션시설(8787㎡)을 3만2500㎡ 규모로 확장해 업무 및 비즈니스 숙박시설을 도입하기로 했다. 잠실운동장과 야구장 등은 노후 시설을 개선해 국제 수준의 경기를 가능하게 하고, K-POP 등 한류 문화 확산을 위해 공연·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복합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필요한 재원은 민간 투자 유치와 한전 등 민간부지 공공기여를 통해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교류 복합지구 개발과 함께 인근 보행로와 대중교통 등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봉은사~코엑스~한전~서울의료원~탄천~잠실운동장’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시민들이 걸으면서 쇼핑과 문화시설 이용, 여가 및 휴식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보행로가 조성된다. 이를 위해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와 탄천주차장 일부가 이전된다. 잠실운동장과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다리도 만들어진다.

교통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광역교통 집적 및 통합 환승체계가 구축된다. 시는 한전 부지 개발시 지하철 2·9호선 도시철도역사와 코엑스 지하공간 연결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KTX·GTX·남부광역급행철도·위례신사선 등의 사업이 진행되면 통합계획도 수립할 방침이다. 시는 이를 통해 극심한 일대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타 지역에서의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전의 지방 이전이 임박하면서 이 일대 개발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이 절실해졌다”며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코엑스~잠실운동장’일대를 서울의 미래 먹거리 산업 핵심 공간이자 세계적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개발 계획 발표로 인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국내 IT산업의 메카인 ‘테헤란로’로 상징되는 강남구 역삼동과 삼성동 일대는 최근 몇년간 IT기업들이 경기도 판교신도시 테크노밸리와 인천 송도신도시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공실 증가 등 침체를 겪어왔다. 부동산관리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강남권 오피스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은 6.74%로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3년 전인 2011년 4분기(2.65%)와 비교하면 빈 사무실이 2.5배나 급증한 상태다.

삼성동 늘찬공인 권순재 대표는 “최근 엔씨소프트 등 강남권 대표 IT기업들이 연이어 판교신도로 이전하면서 일대 오피스 빌딩의 공실이 늘어나는 등 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태”라며 “업무시설을 대폭 늘리고 주거지역을 대규모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개발하면 새로운 수요 유입 등으로 주변 지역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대림공인 관계자는 “잠실운동장 일대가 코엑스와 연계되면 제2롯데월드타워 등 기존 잠실권 개발 호재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으로 이어져 지역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엑스 일대 위치도. <자료: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