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메모리·파운드리 자신감…"우리 페이스대로 투자 계속"

by최영지 기자
2022.09.07 17:30:00

삼성전자 경계현 사장 평택캠퍼스서 기자간담회
"내년 전망 좋지 않지만…위기, 기회로"
中 추격…“우리 기술이 확실히 앞선다"
"파운드리 적극 개발…고객들 확보할 것"
"美中갈등, 어려움 있으나 윈윈 찾을 것"

[평택=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경쟁사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추격이 거세지만 삼성전자는 어떤 회사보다도 한 세대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고 계속해서 꾸준한 투자를 이어갈 것입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주요 고객을 확보하고 선단 공정을 선점하는 식으로 1등을 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삼성전자가 7일 오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투어에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영지기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 등을 포괄한 반도체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 사장은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둔화 및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 업황을 두고 “올해 하반기도 안 좋을 것 같고 내년도 현재로선 좋아질 모멘텀이 보이지 않지만 항상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 뒤 “시장이 좋지 않을 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정해진 투자를 조절하는 식으로 지금 우리 위치가 지금보다 나아지는 기회를 삼도록 하고 있다”고 향후 투자 방향을 밝혔다.

그는 “그간 삼성전자 투자 패턴을 보면 호황기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하고 불황기에 적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기에 너무 시장 호황·불황에 의존하는 투자보다는 우리 페이스에 맞게 투자를 꾸준하게 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추격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경쟁사들이) 어떻게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는 어떤 회사보다 적어도 한 세대 확실히 앞서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7일 오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투어에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영지기자)


2030년 내 파운드리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과 관련, 경 사장은 “어떻게 1등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며 “선단 노드 선점이나 경쟁사의 주요 고객을 확보하는 식의 방법이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의 1등이 아니라 내용적인 1등을 달성하는 방법 등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결국 기술력으로 고객사들이 원하는 생산력(캐파)을 충족시키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는 얘기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와 경쟁 중인 반도체 초미세공정인 3㎚(나노미터·10억분의 1m)를 두고선 “5나노와 4나노는 TSMC보다 개발일정과 성능이 뒤져 있었다”면서도 “3나노는 적극 개발해 벌써 2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이어 “2세대 제품은 고객사들의 관심이 높으며 어쩌면 TSMC보다 빠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내년 말쯤에는 우리 파운드리 모습이 지금과는 굉장히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 사장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역시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경 사장은 “M&A가 우리 가치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어디라고 말은 못하지만 M&A를 모색하고 있고 우선순위를 정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경 사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동맹인 칩4 동맹에 참여함으로써 협조적인 관계를 통해 실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이해를 구하는 것을 바탕으로 미국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며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칩4 동맹 주도 등) 여러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전자도 우리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 서로 이익이 상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잘 조율해서 미국과 협조적인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경 사장은 “미·중 갈등이 지속하며 장기적으로 중국 공장(팹)에 새로운 설비를 반입시킬 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중국 시장을 우리가 놓치기는 어렵고 중요 고객사도 많은 만큼 미·중 갈등 속에서도 서로 윈윈하는 솔루션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