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대 지도자 반열 오른 시진핑…'중국몽' 향해 돌진(종합)

by신정은 기자
2021.11.11 20:31:44

"시진핑, 새 시대 열었다" 3대 지도자 반열에
美맞서 기술 자립자강·군사 현대화 등 강조
'공동부유 촉진'…"위대한 승리 쟁취할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 문예 공연 ‘위대한 여정’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공산당이 11일 제19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40년만의 역사결의를 발표하고 공산당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하며 현 지도체제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고 ‘중국몽’(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야망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이번 6중전회에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 197명, 후보 중앙위원 151명 등이 총출동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심의하고 공개했다. 중국의 역대 세번째 역사 결의가 발표된 것으로 1981년 2차 결의 이후 40년 만이다.

회의자료(공보)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중국 공산당 역사를 총정리하면서 직전 역사 결의가 나온 1981년 이후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과정을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한 이후 제18차 당 대회 이후 9년간의 경제·외교·군사적 성과가 상당 분량에 걸쳐 다뤄졌다.

다만 이번 3차 결의는 이름이 1차와 2차의 달리 ‘역사 경험’인 만큼 역사에 대한 과거 인식을 바꾸기보다는 당의 성과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공보에 따르면 전회는 “제 18차 당대회 이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며 “시진핑의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당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문화와 중국정신의 시대적 정수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내년 가을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에서 권력교체 대신 3연임(기존 2연임, 재임기간 10년) 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이번 역사 결의는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당헌과 당장 개정 등을 통해 10년마다 국가 주석을 교체해왔던 연임 규정을 철폐했다. 또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함께 의사 결정을 하는 집단지도체제는 시진핑 체제가 자리 잡은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그 맥락에서 이번 결의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시대에 이어 시진핑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제3대 지도자의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다.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덩샤오핑 정치 유산의 계승자 수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위제 채텀하우스 중국 수석 연구원은 “역사결의는 공산당을 둘러싼 더욱 강력한 중앙 집권을 정당화할 것”이라며 “또한 시진핑 통치 아래 중국의 진정한 새로운 시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2013년 5월 4일자 표지. 시진핑 주석이 청나라 황제 용포를 입은 합성 이미지. 사진=이코노미스트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는 5년에 한번 열리는 당 대회 사이에 7차례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관례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2018년 2월 열린 제19기 당대회(2017~2022년)의 3중전회에서는 주석의 임기제를 폐지했다. 이어 지난 2019년 10월 열린 4중전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을 강조하며 당 중앙의 권위와 영도를 확고히 수호하는 제도를 완비하기로 했다. 작년 10월에는 5중전회가 열렸고, 내수 시장을 강화하는 ‘쌍순환’ 발전 전략을 통과시킨 바 있다.

올해는 6번째 전체 회의인 6중 전회가 열린 것이다. 6중 전회는 역대로 주로 사상적인 부분을 다루며 차기 당 대회의 틀을 닦는 의미가 컸다.

경제 발전 논의도 빠질 수 없었다. 중국은 개혁 개방 이후 빠른 성장을 달성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부작용도 생겼다. 빈부 격차는 더욱 심각해졌고 강화되는 통제에 대한 중국 국민의 불만도 커져가고 있다.

그 해결책으로 시 주석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동 부유’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이번 공보에 담겼다. 공보에 따르면 전회는 “전면적으로 개혁 개방을 심화하고, 공동부유를 촉진하고,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추진하고, 모든 과정을 인민 민주로 발전시킨다”면서 “국방 및 군사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인민 부유·국가 강성· 중국의 아름다움을 협동적으로 추진한다”고 적혀있다.

시진핑이 장기집권에 성공한다 해도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중국은 외부적으론 미국 등 서방국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홍콩, 신장위구르, 대만 등 영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내우외환’에 빠져 있다. 경제성장 둔화마저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은 이를 고려해 단결을 더욱 강조했다. 전회는 “당, 군, 전국 각 민족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주위에 더욱 굳게 단결해야 한다”며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위대한 창당 정신을 대대적으로 고취시키며 어제의 고난이 빛났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번째 100년 분투 목표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며 “지난 100년 동안 위대한 승리와 영광을 쟁취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은 반드시 새 시대의 새로운 장정에서 더욱 위대한 승리와 영광을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