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9.09.24 16:39:33
내달 중순 론칭...알뜰폰, 대기업군으로 재편
'친구결합'으로 요금 깎아주면서
LTE 요금제 무료로 하는 상품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B국민은행의 진입으로 알뜰폰 시장(MVNO)이 대기업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이용자들에게는 통신 요금이 저렴해져 좋지만, 정부는 통신사(MNO)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알뜰폰마저 대기업군(이통사 자회사 포함)으로 재편되는 데 따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은 그간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정책의 핵심이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네트워크 산업에서 전국에 통신망을 깔지 않아도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서 망을 빌려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한 덕분에 인기였다. 하지만, 올해 4월 81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806만 명으로 가입자가 줄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메기가 나타났다. 10월 중순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는 KB국민은행이 ‘Liiv M’이란 브랜드로 1~2만 원대 5G 요금제, LTE 무료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은행과 거래 실적이 많아야 하고 전용카드(KB국민 Liiv 모바일 제휴카드)를 써야 하지만, 이통3사의 5G 요금제가 5만 원 대 이상임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은 모바일상에서 ‘친구결합’을 통해 통신요금을 깎아주면서 LTE 요금제를 무료로 하는 상품도 준비 중이어서 3G나 LTE에 집중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 대기업군이라면 이통3사 자회사(SK텔링크·KT엠모바일·미디어로그)와 CJ헬로 정도였는데, KB국민은행이 가세했다.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이통3사 계열 알뜰폰 회사의 가입자 수(218만3000명)는 전체 알뜰폰 가입자(809만6000명)의 27%를 차지했고, 이동통신 자회사 1개사당 가입자는 72만8000명으로 독립계 알뜰폰 업체 39곳의 평균 가입자 15만2000명의 4.8배 수준에 달했다. 대기업군에게 쏠린 알뜰폰 시장에 KB의 진입으로 대기업 편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는 24일 자사 망을 쓰는 알뜰폰 12개사(인스코비, 머천드코리아. 와이엘랜, 스마텔. ACN. 조이텔, 큰사람, 코드모바일, 아이즈비전, 서경방송, 유니컴즈, 에스원)들을 돕겠다며 △신규 스마트폰 및 중고 인기모델 수급 지원 △가격이 저렴한 전용 유심 보급 △LG유플러스 유통점에서 알뜰폰 매대 지원 등 상생대책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사업자를 지원하는 진정성을 봐 달라”는 입장이나, 경쟁사(SK텔레콤·KT)들은 “정부의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 조치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인수와 관련 공정위 전원회의 판결을 앞두고 과기정통부 심사를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3년 전 CJ헬로를 인수하려던 SK텔레콤에 2년내 알뜰폰 분리매각 방침을 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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