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몸살이겠지'...A형간염 방치하면 황달·간부전

by이순용 기자
2018.04.16 14:21:46

전체 간염 환자 중 30%가 4~6월에 발생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방치하는 경우 많아, 방치하다 황달 간부전 등 위험
별도 치료제 없어... 청결유지 및 백신접종 통한 항체형성 생성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날이 따뜻해지고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바이러스나 세균으로 인한 감염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A형 간염의 경우 봄에 해당하는 4~6월에 1년 전체 환자의 30% 이상이 발생한다. 여기에 최근 몇년간 A형 간염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주의가 필요하다.

A형 간염은 초기증상이 일반 몸살 감기와 유사하다. 때문에 자신이 감염됐는지 모르는 채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간염이 악화될 경우 황달이나 간부전 등 합병증이 발생, 한달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A형 간염이 의심될 경우 적절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정진용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원 과장은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 등을 통해 전염되지만, 특별히 오염되지 않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며 “평소 철저한 위생관리 및 접종 등을 통해 A형 간염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4~6월 간염 환자 비율 33.3%

A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그러나 B형 간염을 비롯한 대부분 바이러스성 간염이 계절적 요인과 무관하게 발병하는 반면, A형 간염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환자가 급증하는 ‘계절 유행성’ 특징을 보인다.

1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연간 A형 간염 환자 중 4~6월에 발생한 비중은 2016년 34.9%, 2017년에는 33.3%였다. 이렇게 다른 계절에 비해 봄철에 유독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이유는 A형 간염이 혈액이 아닌 경구감염으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봄철에는 야외활동 및 단체활동이 잦아지면서 이러한 감염 경로와의 접점이 높아져 감염환자 또한 늘어난다.



문제는 A형 간염의 증상이 일반 몸살 감기와 유사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A형 간염은 발열과 피로, 근육통 등 몸살과 증상이 유사하다. 이로 인해 A형 간염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감기로 착각, 감기약 등으로 자가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A형 간염은 대개의 경우 심각한 상태까지 악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잘못 관리하다가는 자칫 황달이나 간부전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 A형 간염, 20~40대 환자가 전체 85% 차지

A형 간염은 현재까지 별다른 치료제가 없다. 다만 일반인들의 경우 A형 간염을 앓더라도 대부분 자연 치유가 가능한 만큼, 증상 완화를 위한 보존적 치료와 고단백 식이요법 등을 시행한다. 다만 간부전 등 증상이 악화됐을 경우 간 이식 등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 원장은 “A형 간염은 치료제가 없는 만큼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 A형 간염의 주된 경로는 보균자 배변을 통한 경구감염인 만큼, 외출 전후나 화장실에서 일을 본 후, 음식조리 전에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확실한 방법은 A형 간염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A형 간염 환자의 85%는 20~40대 환자다. 이들은 어린 시절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 자연 항체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은 A형 간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거나, 혹은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지역(미국·캐나다·서유럽·북유럽·일본·뉴질랜드·호주 외 국가)으로 장기 여행이나 출장을 갈 경우에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진용 과장은 “과거에는 항체 검사 없이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는 나이가 30세 미만이었으나 지난해부터 그 기준이 40세로 올라갔는데, 그만큼 젊은 층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A형 간염의 항체 여부는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검사를 통해 항체가 없다고 밝혀지면 미리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