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엔지켐·패션플랫폼, 코스닥으로 떠나보내는 코넥스

by윤필호 기자
2017.11.28 15:47:03

대장주 ‘엔지켐생명과학’ 기술특례 상장…시총 3600억원
탄탄한 내실로 성장세 높은 ‘패션플랫폼’ 스펙합병…시총 389억원
“모범기업 이전상장은 코넥스시장 역할…시총 등 빈자리 부담”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코넥스시장의 대장주(株) 엔지켐생명과학과 유명 여성의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플랫폼이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넥스 입장에서는 중소·벤처기업을 성장시켜 더 큰 시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지만 알짜 상장사의 빈 자리를 다시 채워야하는 고민이 뒤따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과 패션플랫폼은 내년 초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코넥스시장에서 각각 고유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으며 알짜 상장사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과 패션플랫폼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3.31%, 9.96% 내린 5만2500원, 80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시가총액은 3588억원과 389억원을 기록했다.

코넥스 대장주로 기대감이 높은 엔지켐생명과학은 의약품중간체아 원료의약품 등을 제조하는 제약·바이오 회사다. 이번에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지난달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코스닥의 제약·바이오 돌풍에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회사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EC-18’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EC-18은 항암치료 등 과정에서 호중구 수치가 감소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완화·치료한다. 다만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여성의류 브랜드 ‘레노마레이디’와 ‘보니스팍스’로 유명한 패션플랫폼도 내년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목표로 절차에 들어갔다. 패션플랫폼은 신영해피투모로우제2호기업인수목적(신영스팩2호)과 합병을 통해 상장한다. 합병비율은 1대 4.05이며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다음달 20일에 열린다. 회사는 확고한 브랜드 파워와 함께 전국에 160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상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매출액은 299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며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의류단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존 당사 올해 추정치인 매출액 693억원 영업이익 65억원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는 모범 기업들의 이전 상장으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빠져나간 빈 자리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설립 목적은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조달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번 이전상장은 큰 성공”이라며 “이런 기업이 많이 나와야 우리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엔지켐생명과학은 시총이나 거래대금으로 탑을 차지하고 있고 패션플랫폼도 내실을 충실하게 다진 회사”라며 “이런 회사가 빠져나가면 아무래도 시총이나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등 부담이 생길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