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 무안하게 코스피 지지부진…'펀더멘털 불안 영향'
by이슬기 기자
2019.06.05 16:23:39
연준 연내 금리 인하 시사 발언에…美·日 증시 ''환호''
펀더멘털 불안한 코스피는 지지부진…외국인 ''팔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환호했다. 다만 한국 시장만큼은 펀더멘털에 대한 불확실성에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결국 한국의 주요 산업인 반도체 업황을 비롯해 상장사들의 이익 반등이 이뤄져야 코스피 지수도 의미 있는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 오른 2069.1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1% 가까이 올랐으나 장 후반께 되면서 상승폭을 줄이고 소폭 반등한 채로 마무리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 초반 크게 반응한 건 간밤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 컨퍼런스 연설에서 “(최근 고조되는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 상황 변화가 미국의 경제 전망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래왔듯 경제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역시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것이라고 ‘금리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시장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4일(현지시간) 리포트를 통해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미국 경제 둔화 우려가 가시화됨에 따라 연준이 오는 9월부터 내년 초에 걸쳐 총 0.75%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 JP모간과 바클레이즈 모두 오는 9월과 12월에 각각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한 상황이다.
파월의 발언이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6% 올랐고, 나스닥지수 역시 전거래일 대비 2.65% 올라 장을 마쳤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 역시 전날 대비 1.8% 오르며 큰 폭의 상승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5일 코스피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고, 장중엔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총 1554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역시 5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경기 둔화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이날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이 글로벌 증시 대비 저조한 성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경상수지가 7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한국 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됐다”며 “이에 영향을 받아 장중 원·달러 환율이 1180원선을 회복하는 등 원화 약세 역시 코스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바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사하기는 했으나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고 반도체업황에 대한 우려, 성장률 악화 등 한국경제에 대한 펀더멘탈은 여전히 우려가 끼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 수준인 코스피 2000선은 지지받을 것이고 최근 조정폭은 과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