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용갑 기자
2016.06.27 18:27:35
자동차 업종, 엔고로 반사 이익
건설 업종, 저유가 기조로 신규 수주 감소
방산 업종, 실적 모멘텀 이어질 것
[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은 엔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제고돼 수혜를 보겠지만 건설 업종은 브렉시트에 따른 저유가 기조로 신규 수주 감소를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은 브렉시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영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의 영국 수출 물량은 8만8000대, 기아차 7만9000대, 쌍용차 6000대 수준이다. 전체 글로벌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각각 약 1.8%, 2.7%, 4.2%다.
브렉시트로 그동안 영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때 적용되던 관세 혜택이 사라질 수 있지만 당장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자동차는 유럽 수출 시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관세 혜택이 사라질 경우 관세가 10%로 급등하게 된다”며 “하지만 영국이 실제 EU를 탈퇴하는 시점이 최소 2년 이상 걸리고 그 사이 우리 정부가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날 열린 ‘제2차 신산업 민관협의회’에서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영 FTA 협상 등 다양한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브렉시트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환율 환경이 국내 자동차 업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경우 원·달러 환율 1% 절하 시 영업이익이 각각 4.3%, 9%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대감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43%, 0.68% 상승했다.
건설업종은 브렉시트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브렉시트에 따른 저유가 기조로 해외 발주시장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에 따른 달러 강세로 유가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저유가 기조로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신규 수주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KRX건설 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 하락했다.
브렉시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적 안정성을 보일 업종도 있다. 방산업종이 대표적이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우려로 글로벌 경기가 후퇴하더라도 국내 방산업체의 실적 모멘텀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국방비 지출이 연평균 5% 이상의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한화테크윈(01245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