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고발·소송 휘말린 리튬포어스, 경영권 행방은
by권소현 기자
2024.06.13 18:17:03
변익성 회장 별세 후 유족측과 경영권 싸움
전웅 대표에 최대주주측 사기·배임 혐의로 고발
포스코 퇴직 과정서도 법률위반으로 검찰 기소
1심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2심서 유무죄 다툼
[이데일리 마켓in 권소현 기자] 최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전웅 리튬포어스(073570) 대표가 과거 포스코에서 재직하다 퇴사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 보호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주주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소액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웅 리튬포어스 대표는 포스코에서 퇴직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혐의가 인정돼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다. 지난 2020년 4월 14일 사건이 접수된 이후 1심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이 났고, 현재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전 대표는 포스코에서 리튬사업을 담당하다가 퇴직한 뒤 포스코가 진행하는 연구와 같은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전 대표가 포스코에 반납해야 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본인 회사 투자유치를 위해 포스코의 영업비밀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에 대한 2심 공판 기일은 당초 지난 12일로 예정됐으나 피고 측의 요청으로 이달 26일로 연기된 상태다.
하이드로리튬 정 모 이사도 같은 배임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포스코 연구원으로 일했던 정 이사는 리튬플러스에서 근무하다 올해 초 하이드로리튬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전 대표는 현재 리튬포어스 경영권을 놓고 최대주주 측과 분쟁을 겪고 있다. 리튬포어스의 최대주주는 고(故) 변익성 회장 유족이 소유하고 있는 리튬인사이트다. 리튬포어스는 고 변익성 회장이 2017년 경영권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에이티테크놀로지에서 시작됐다. 변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한 후 기존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 사업에서 바이오사업, 휴대폰 모바일 악세서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사명도 피엠지파마사이언스, 더블유아이로 바꿨다.
이후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명을 어반리튬으로 변경했고, 작년 국내 리튬 전문가로 꼽혔던 전웅 박사를 대표를 영입한 후 현재의 리튬포어스로 사명을 또 한번 바꿨다.
그러나 지난해 변익성 회장이 작고하면서 유족들과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불거졌다. 변 회장 유고로 작년 10월 아들인 변재석 각자대표가 선임됐으나 이달 초 전웅, 변재석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전웅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유족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 장악에 나섰다. 변희조 블랭크페이지 대표와 김동석 법고창신 출판사 대표를 사내이사로, 박상진 법무법인 SL파트너스 변호사와 심재영 타이콘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제안했다. 변희조 사내이사 후보는 고 변익성 회장의 딸이다. 오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제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아울러 임시 주총을 앞두고 리튬포어스 최대주주인 리튬인사이트는 전웅 대표를 리튬플러스 경영과 관련해 특정경제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고발건은 금산경찰서에서 충남 경찰청으로 이관된 상태다.
전웅 대표는 리튬포어스 홈페이지에 두 차례에 걸쳐 주주에 대한 호소문을 올리며 대응에 나섰다. 전 대표는 “리튬사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건 고 변익성 회장을 비롯한 전임 경영진이었다”며 “재무상황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내부통제 감사 권한은 고 변익성 회장과 변재석 전 각자대표에게 있었기 때문에 회사의 자금을 집행하거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임시 주총은 리튬사업을 계속 추진해 진정한 리튬기업으로 거듭날 것인가,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예전의 회사로 회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기존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