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텃밭 공식 깬다"…아세안 공략 속도내는 현대차그룹
by신민준 기자
2022.08.03 17:36:42
인니에 LG엔솔과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아세안 첫 車생산 공장 구축도
베트남 車생산공장 현대화 박차…조립라인에 4족 로봇 스팟 투입
전기차와 소형 MPV 등 다양한 차종으로 日업체와 차별화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구가 6억명에 달하는 등 시장 성장 잠재력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자동차와 소형 다목적차량(MPV) 등 다양한 차종으로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텃밭인 아세안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소형 다목적차량 스타게이저. (사진=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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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함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베터리셀 합작공장은 오는 2024년부터 배터리셀 양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에 브카시 지역에 15억5000만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아세안지역 첫 차량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공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와 전기차 아이오닉5를 만들고 있다. 연간 생산 계획은 연말까지 15만대, 향후 25만대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소형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도 출시했다. 스타게이저는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6~7인승 미니밴으로 브카시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며 향후 아세안 전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베트남 생산공장은 현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베트남 탄공그룹과 합작으로 만든 현대탄공 차량 생산공장에 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로봇 스팟을 투입했다. 스팟은 조립라인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탄공공장은 연간 차량 5만대를 생산하며 1톤 포터와 아반떼, 투싼, 싼타페 등 6개 차종을 생산 중이다. 기아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 차량 전시 쇼룸을 오픈했다. 쇼륨에는 소형 SUV 스토닉 등을 전시했다. 기아는 현재 41개의 필리핀 현지 쇼룸을 연말까지 5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아세안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의 완성차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358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시장은 현재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텃밭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 6개국의 일본차 완성차업체 시장점유율은 2019년 기준 74.3%에 이른다. 우리나라 완성차업체의 시장점유율은 5.2%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아세안시장에서 차량 판매량이 증가세다.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베트남 합작사인 현대탄콩과 타코기아는 올해 상반기 각각 3만6397대, 3만5485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차량 판매량은 7만1882대로 전년동기 대비 29.3%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의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1만2013대로 전년(2990대)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아세안시장에서 아이오닉5와 EV6 등 전용 플랫폼 이-지엠피(E-GMP)를 적용한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아세안 지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권역의 목표 차량 판매 대수를 전년 32만9000대보다 27.4% 증가한 41만9000대로 올려 잡았다. 이는 국내를 포함한 9개 글로벌 권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 목표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에 질세라 일본 완성차업체들도 토요타가 인도네시아에 향후 5년간 18억달러(한화 약 2조36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맞불을 놓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