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컨소시엄' 와해 막아" 정영학 증언에 '법정 난타전'

by한광범 기자
2022.05.11 16:28:18

호반·하나금융 회장간 새 컨소시엄 논의 여부 쟁점
정영학 "관계자에 들어" vs "누구도 그런 진술 안해"
"대가성 50억" 발언 주체? 정영학 vs 화천대유 전무

곽상도 전 국회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5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역할을 두고 법정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 등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학 회계사는 “(2015년 3월께) 김상렬 호반건설 회장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찾아가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했다는 얘기를 하나금융 이모 부장에게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정 회계사 진술은 화천대유자산관리 측과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했던 하나금융 측이 당시 호반건설 회장으로부터 직접 새로운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받아 기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와해될 위기가 쳐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취지다.

쟁점은 하나금융과 호반건설 간 회장 사이의 ‘그랜드 컨소시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지 여부다. 또 기존 컨소시엄 와해 위기에 곽 전 의원이 김정태 회장 등 하나금융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정 회계사는 회장 간 제안 내용을 알게 된 배경에 대해선 “이 부장이 회장 부속실에서 근무하는 동기를 통해 호반건설 회장의 그랜드 컨소시엄 제안을 알게 됐다고 설명해줬다”며 “두 회장이 부부모임을 할 정도로 가까워 막기 어렵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반건설이라는 배경까지 붙을 경우 (우리가) 이기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회장들끼리 직접 연락했다고 이 부장이 걱정을 많이 해 당시 (대화 내용을) 기억한다”고 밝혔다.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그랜드 컨소시엄에 대해 보고하니 매우 난감해하며 ‘하나은행만 믿고 있다가 큰일이 났다’ 화를 냈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씨가 미리 준비를 했으면 지인을 통해 ‘농협 중심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었다”며 “(하나은행) 대안이 준비되지 않은 것에 대해 화를 냈다”며 “김씨가 이후 ‘기다려봐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컨소시엄’ 와해 위기를 막은 것은 곽 전 의원이라는 것이 정 회계사의 증언이다. 그는 “화천대유 양모 전무로부터 ‘곽상도를 통해 해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김씨가 곽 전 의원 아들에게 50억원을 주는 것도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게 도와준 대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 회계사 진술에 김만배씨 측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 참고인들의 검찰 진술 등을 근거로 정 회계사 주장을 반박했다. 김씨 변호인은 “김정태 회장은 검찰에서 ‘김상렬 회장에게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며 “김 회장이 곽 전 의원을 처음 만난 것도 (컨소시엄 구성 한참 후인) 2017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장도 ‘김상렬 회장에게 제안받았다고 말한 자체가 없다’고 했다. 또 회장 부속실에도 동기가 없다”며 “하나은행 관계자 등 어느 누구도 호반 측으로부터 ‘그랜드 컨소시엄’을 제안받았다고 진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정기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도 검찰에서 “호반건설의 제안이 있었지만 당시 이미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이 상당수 진행된 상황이라 거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씨 측은 ‘농협 컨소시엄’ 주장에 대해서도 “대장동 공모지침서상 부동산 프로젝트 실적이 7000억원 이상이 돼야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며 “농협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곽상도 역할’을 들려줬다는 양모 전무와 관련해서도 “양씨는 검찰에서 ‘곽 전 의원이 도와줬다는 이야기를 정 회계사에게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정 회계사는 이에 대해 “양씨는 약속받은 인센티브가 있어서 김만배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센티브를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김씨의 약점 자료를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 측은 “양씨는 화천대유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성과급을 요구할 수 있다”며 “약점을 모았다면 오히려 김씨 압박을 위해 불리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