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초대 총리 `한`의 전쟁…경제부총리는 추경호·최상목 2파전

by김성훈 기자
2022.03.30 17:29:47

30일 안철수 인수위원장 내각 참여 고사
초대 국무총리·경제부총리 인선 새 국면
국무총리 한덕수·김한길 유력 '한의 전쟁'
경제부총리 추경호·최상목 2파전 분위기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내각 참여를 고사하면서 새 정부 주요 보직 인선이 새 국면을 맞았다. 유력한 국무총리 후보였던 안 위원장 경우의 수가 사라지면서 정부의 컨트롤타워로 꼽히는 국무총리와 경제부 총리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2007년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가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과 가진 대표 면담 당시 사진(사진=e영상역사관)


윤 당선인을 도와 국정을 이끌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는 한덕수(73) 전 국무총리와 김한길(69)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2파전으로 좁혀지며 이른바 ‘한의 전쟁’으로 굳어진 모습이다. 새 정부 살림을 이끌 경제부 총리에는 인수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추경호(60) 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최상목(57)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2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안 위원장은 30일 열린 브리핑에서 국무총리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경기도 지사 출마설 등 지방선거 등판에도 선을 그으며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다만 당권 도전에 대한 여지는 남겼다.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은가 생각했는데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일들, 그리고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데 공언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차기 정부 총리 인선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은 내달 초 총리 후보자 발표를 예고해 놓은 상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번 주 국무총리 후보군을 윤 당선인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인수위 검증 절차를 걸쳐 윤 당선인이 내달 초 최종 후보자를 지명할 전망이다. 장 비서실장은 이날 인수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 인선을) 4월 초에 발표해야 하니까 늦지 않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는 한 전 총리와 김 위원장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총리 인선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말을 아끼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나는 오픈된 사람이다 보니 추가로 검증하거나 할 게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추경호(60) 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최상목(57)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사진=이데일리DB)


한 전 총리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주 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등을 두루 거친 경제 전문가다. 국정 운영 경험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한 전 총리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포퓰리즘 정책을 억제하도록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하는 임무를 가진 최후의 보루”라며 퍼주기식 재정 대신 지속 가능한 재정 정책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도 국무총리 하마평에 유력하게 오르고 있다. 인수위 내 주요 보직을 맡아 윤 당선인의 의중을 읽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봤을 때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대표, 새정치 민주연합 공동대표 등을 맡은 바 있는 김 전 대표의 커리어는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국무총리에 이어 국가 살림을 책임질 경제부 총리 인선도 관심사다. 윤 당선인이 경제부 총리에게 전에 없던 권한을 쥐어 줄 가능성이 적지 않아 초대 경제부 총리 인선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추경호 간사와 최상목 간사 2파전으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인 추 간사는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합리적이면서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는 것으로 잘 알려졌으며 동기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에이스`로 꼽혔다. 집권 여당이 될 국민의힘 현직 의원이라는 프리미엄도 무시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권 초기 국정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역 의원들이 정부부처 장관직을 겸임하는 경우가 많은 전례를 봤을 때 여러 면에서 부합하는 요소가 많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추 간사 행정고시 4년 후배(29회)인 최 간사도 커리어가 만만치 않다.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등 경제정책과 금융분야의 주요 보직을 대부분 거쳤다.

윤 당선인과는 학연으로도 엮여 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그는 윤 당선인의 3년 후배다. 나경원 전 국민의 힘, 조해진 국민의 힘 의원과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등이 법대 동기다. 최근 인수위가 최 간사에 부동산 정책 총괄을 맡긴 점을 보더라도 윤 당선인의 의중이 남다르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