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갑질 방지법’ 연내 처리 불발…野 신중론 이유는

by권오석 기자
2020.11.30 15:58:51

여야 이견으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연내 처리 무산
구글, 인앱 결제 적용 정책 한시적 유예로 한숨 돌려
야당 측 "면밀 검토 필요…발의된 개정안 통합 검토"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여야가 추진해온 ‘구글 인앱 결제 방지법’의 연내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구글이 해당 정책 적용을 연기하면서 시간을 벌게 됐다. 신중론을 펼치는 야당은 법안 마련에 공감한다면서, 개정안 모두를 통합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지난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박성중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올해 정기국회 내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지난 26일 전체회의에서 이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열린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을 전체회의 안건으로 올리지 않아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구글의 방침은 자사 앱 마켓을 통해 거래되는 모든 콘텐츠에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수수료 30%를 떼겠다는 것이다. 이는 앱 개발자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소비자에 사용료 인상을 전가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구글은 당초 신규 앱은 내년 1월,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적용하기로 했으나 한국에 한해 신규 앱 적용 시기를 내년 9월 30일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적용 시기만 유예했을 뿐이며, 국내 업계는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 등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여야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고, 한 목소리로 법안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며 연내 처리가 유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야당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원안대로의 즉각 처리를 반대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협조하라며 야당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야당이 제기하는 쟁점은, 구글의 인앱 결제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을 법으로 규정하느냐이다. 국내 산업 보호가 최우선인 것은 당연하나, 법 도입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여러 가지로 판단해봐야 한다는 게 야당 측 입장이다.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국내 산업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 확실한 피해 금액과 범위가 파악이 안 되고 있다”며 “전세계 각국에서도 구글의 독점 관련 제소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아직 법안이 마련된 사례는 없다. 법안 마련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추가로 업계 여론을 더 취합한 뒤, 각자가 발의한 개정안을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박 의원은 “의원 각자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전부 모여서 어떤 방향성이 나은지 문항 하나하나를 검토하고 조정할 예정이다. 아마 시일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구글 인앱 결제 방지와 관련해선 여당인 조승래·한준호·홍정민 의원. 야당인 박성중·허은아·조명희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 등의 이름으로 7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비롯해 앱 마켓에 차별 없이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토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