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 무기 사용 대비해야"…극동 지역 향해 ICBM 발사

by양지윤 기자
2024.10.30 14:09:51

러시아 육해공 새 전략핵 훈련 돌입
푸틴 "미사일 방어체계 뚫는 체계로 전환"
"군비경쟁 참여 안해…필요한 수준 핵전력 유지"
북한군 파병 비난 여론 속 서방 향해 위협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러시아가 육·해·공을 동원해 새 전략핵 훈련에 돌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역량을 과시하고 핵 전력의 즉각적인 준비를 강조하면서 서방 국가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장거리 무기 제한 허용 움직임을 보이자 핵 무기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극동 캄차카 반도를 향해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잠수함에서는 시네바·불라바 탄도미사일을, 전략 폭격기에서는 순항 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사정거리 1만2000㎞인 야르스 ICBM은 다탄두 탑재가 가능해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지도부와 화상회의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새로운 외부 위협과 위험이 등장함에 따라 항상 사용 가능한 최신 전략 부대를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고정식 이동식 미사일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 사용이 극히 예외적인 조치이지만 핵무기 사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새로운 군비 경쟁에 참여할 의도가 없으며 충분히 필요한 수준으로 핵전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TV로 방영된 논평에서 “적의 핵 공격에 대응해 전략 공격 전력으로 대규모 핵 공격을 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이번 훈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번 훈련은 정기적인 훈련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높아지는 속에서 이뤄져 서방을 향해 핵 위협을 가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한 핵독트린 개정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공격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앞서 마크 루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루테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부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