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청신호 기대…SK하이닉스도 적자 대폭 줄인다

by김응열 기자
2023.10.16 17:00:04

3Q -1.6조 전망…상반기보다 대폭 축소
HBM 강자 SK하이닉스, DDR5서도 수혜
낸드는 회복 지연…적자 불확실성 여전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SK하이닉스(000660)도 올해 3분기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감산 영향과 더불어 부가가치가 높은 차세대 메모리 제품의 효과다.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업황이 어렵지만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이 수익 개선의 가능성을 다지고 있다.

경기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은 8조466억원, 영업손실은 1조6424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약 27% 줄어들고 영업손실은 작년 4분기부터 4개분기째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앞선 1·2분기와 비교하면 3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다. 매출액이 분기별로 오를 뿐만 아니라 영업손실 규모도 대폭 줄어든다. 1분기에는 3조4000억원대의 손실을 봤고 2분기에도 약 2조8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손실규모가 2분기 대비 1조240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2분기 영업손실은 1분기보다 5200억원 감소했는데 이보다 회복이 더 두드러지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손실 추정치를 꾸준히 낮춰왔다. 3개월 전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2조1879억원이었지만 1개월 전 1조7166억원으로 줄였고 이달에는 더 하향조정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 24GB(기가바이트). (사진=SK하이닉스)
이는 메모리 감산과 더불어 차세대 D램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 HBM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HBM3 양산을 시작하며 HBM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다. DDR5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공급이 부족한 DDR5를 중심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했고 DDR5값이 오르자 DDR4 재고도 소진되고 있다”며 “HBM과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용량 D램 모듈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ASP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에서 3분기부터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3분기 D램 사업에서 1439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SK증권은 이보다 더 높은 7070억원의 이익을 예상했다.

D램 흑자전환이 유력한데도 전체 실적에서 적자가 예상되는 건 낸드 부진 때문이다. 낸드 제품에선 D램과 달리 AI향 수혜를 누릴 제품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낸드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가 5~6곳으로 전체적인 공급 조절이 쉽지 않은 것도 업황 개선에 걸림돌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여전히 솔리다임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낸드에서 2조원가량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직원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