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리스크 난타전…설전 오간 2차토론(종합)
by김유성 기자
2022.02.11 23:15:22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
李 VS 尹 배우자 과잉 의전, 주가 조작 의혹 공방
심상정, 다른 후보 비판하며 주도권 쥐기도
''위성정당'' 문제 거론 李 "정의당에 미안"
[이데일리 김유성 박기주 이지은 이유림 김보겸 배진솔 기자] 배우자 리스크 등 다소 민감했던 주제를 피해 갔던 지난 1차 토론과 달리 11일 열린 2차 토론에서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배우자가 직접 거론되며 후보들 간 난타전이 연출됐다.
지난 토론에서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던 안철수 후보는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직접 저격하는 한편 이들의 노동 공약에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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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먼저 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윤 후보를 겨냥했다.
토론 주제는 2030 청년 정책이었으나 내용은 윤 후보의 아내와 관련돼 있었다. 이 후보는 “부인께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말이 많다. 주가조작 피해자가 수만 명 발생하는데 이는 (윤 후보가 말하는)공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이 후보는 “청년하곤 무관하지만 답하겠다”며 답변에 날을 세웠다. 그는 “검찰에서 2년 이상 관련 계좌와 관계자들을 별건에 별건을 거듭해 조사했고, 이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서 작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검찰에서 인원 많이 투입해서 (수사)했고 아직 문제점이 드러난 적 없다”면서 “벌써 경선 당시에도 계좌를 전부 공개했다”고 응수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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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한 문제 제기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했다. 심 후보는 “시장이나 도지사가 사적 용무 지원 의전 담당을 둘 수 없다. (문제가 된) 배모 사무관의 인사권이 이 후보였고, 이는 배우자 리스크가 아닌 본인 리스크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배 사무관이)자택을 수시로 오가면서 비서 역할을 11년간 했다. 성남시장부터 배우자 비서실을 만들어줬다”며 “대장동 사업도 전문성 없는 유동규에게 맡겼다. 대통령은 최고 권력자인데 공적 권한을 사적 이용하면 안 된다. 가족 측근 관련 인사권을 가볍고 함부로 사용하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가까운 사적 관계였던 사람이 별정직으로 들어오니 공무 관련 일을 도와주고 경계를 넘어 사적 관계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변명의 여지 없이 불찰이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어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김씨의 다른 계좌가 발견되고 수상한 거래내역이 발견됐는데, 문제가 없으면 공개하라”며 “주식양도세 다 없애고 주가부양을 하겠다는 분이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중대 의혹에 떳떳하지 못하면 양도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검찰 수사자료들이 언론에 유출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 수 없는 경찰 첩보가 나왔다. 다 해명했다”고 답했다.
2차 토론에서는 1차 때 언급됐던 대장동 외 백현동 개발에 대한 부분도 나왔다. 특히 성남시가 민간입자의 백현동 식품연구원 토지 매입 후 종상향 허가를 내 특혜를 줬다는 논란을 윤 후보가 언급했다.
윤 후보는 “(해당 부지의)용도변경을 두 번 반려하다 이 후보의 법률사모수 사무장이자 성남시 선대본부장 하신 분이 개발시행업체에 영입되니 신속하게 4단계 뛰어 준주거지가 됐다”며 “이 업자는 3000억원 가량의 특혜를 받고 임대주택(비율)을 10분의 1로 낮췄다”고 지적했다.
그는 “50m 옹벽은 산림청장도 처음 본다고 한다”며 “특정 업자에게는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이익을 주고 수천명 주민들에게는 위험한 데서 살게 하고 준공 안되게 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상적인 행정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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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후보는 “사무장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윤 후보가 ‘선대본부장 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2006년 떨어지는 선거였다. 한참 후의 일이고, 연락도 잘 안되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두산 관련한 논란도 언급했다. 그는 “분당 정자동 두산병원부지 3000평에 대해 산업부지로 용도 변경을 해줬다. 72억원으로 취득한 것이 수천억원까지 급상승해 두산은 담보대출 1100억원으로 자금난을 해소했다”며 “두산건설은 성남FC에 42억원의 후원금을 냈다. 담보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기업이 4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낸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고 대가 관계없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어 “후원금 유치는 성남시 규정을 보면 간부가 10~20%의 성과급을 받고 구단주단 성남시장이 결정하게 돼 있다. 이 후보가 시장 재직할 때 165억원 후원을 받았는데 왜 사용처와 성과급이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밝히지 못하느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30년 흉골로 남아 있던 걸 (용도를) 바꿔줘서 기업이 들어오고 300억원 이상 환수했는데 기업 유치한 것을 비난하면 되느냐”며 “경찰에서 3년 6개월동안 몇차례 수사했고 자급 추적까지 다 했다”고 말했다.
노동 정책과 관련해서도 후보 간 설전이 벌어졌다.
먼저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대한 질의를 했다. 안 후보는 “지난번 노동 이사제를 찬성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서울시 산하 스무개 공기업 26명의 노동이사 중 15명이 민주노총, 7명이 한국노총 출신”이라면서 “노동이사의 85%가 변호사가 아니라 노조출신”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여전히 노동이사제를 찬성하는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공공기관은 국민의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임명한 간부들과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간부가 되어 도덕적 해이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수력원자력에 노동이사가 있었다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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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가 노동이사제 도입에 반대 뜻을 분명히 하자 심상정 후보가 뛰어들었다.
심 후보는 “안 후보가 노동이사제 강력 반대하는 것을 이해 못한다”면서 “거액 받아가면서 사외 이사 임명되면 경영주나 회사 오너들 들러리 서는 게 아니라 이해 당사자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게 노동이사제”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 이사제가 당연히 맞고 공공 뿐만 아니라 민간에도 확대돼야 한다”면서 “안철수 후보께서도 포스코 사외이사를 경험한 적이 있고 고액 연봉까지 받은 것으로 아는데 (안 후보가) 반대한 게 단 세 건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런 맥락에서 노동이사가 돼야 한다”면서 “변호사나 회계사 등 사회적 자격증 갖고 사외이사 하면서 들러리 세우는 그런 이사제는 필요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꼰대 노동관’을 언급하자 윤 후보가 발끈했다.
심 후보는 지난 1차 토론을 언급하며 “(윤 후보의) 노동관이 너무 꼰대스럽다. 후진적인 노동관을 가진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선공을 날렸다. 세계 선진국과 혁신기업들처럼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으면서다.
그러자 윤 후보는 “허위사실로 엉터리 질문을 하는 태도는 뭔가. 그런 질문을 할 거면 질문하지 말라”고 했다. 이같은 반발에 심 후보는 “법을 전공한 분들이 왜이렇게 진실되지 않나. 다 여러분이 언론에서 말해놓고 우기는 것이 정당한가”라며 맞받아쳤다.
윤 후보가 “산업의 현실을 따져봐야 한다”라며 주4일제에 유보적으로 답변하자 맹공이 이어졌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역동적 혁신경쟁, 초격차 기술을 이야기하는데 다 동의한다. 그런데 노동만 개발도상국 수준에 묶어놓으려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주4일제는 단지 노동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생산성을 향상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혁신 플랜”이라며 “주4일제를 시범실시하는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안 할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이 선도국가가 되려면 윤 후보의 개발도상국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가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그래서 선거제도 비례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과거 비례위성정당 만드는 것에 반대했다가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특히 심상정 후보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 후보와 윤 후보에게 “위성정당 금지법을 만들면 합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심 후보는 “저한테도 물론 사과할 필요가 있지만, 지난번에 선거제도 개혁은 촛불시민의 열망을 배신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국민들께 석고대죄하면서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 개선을 능동적으로 하는 게 올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초과이익 환수를 안 하고 누구한테 다 천문학적 이익을 주고, 초과이익 환수법을 나중에 만들자고 한 거나 똑같다”며 이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연계시키며 이 후보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어 “정치적 도의와 양식에서 벗어났으면 먼저 책임지는 게 우선”이라며 “무슨 또 법을 만든다고 말하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