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 선언' 손학규 "제7공화국 열어야..당적·기득권 다 버리겠다"
by하지나 기자
2016.10.20 16:48:16
2년여 강진살이 정리..정계복귀 기자회견
"87년 헌법체제 6공화국 명운 다해" 개헌을 통한 정계재편 언급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복귀의 뜻을 밝히며 2년간 강진생활을 엮은 저서 ‘강진일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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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20일 2년여의 강진살이를 정리하고 정계복귀를 공식선언했다. 그는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당적도 버리겠다”며 더민주 탈당을 언급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 달라.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2년여전인 2014년 7월31일 정치를 떠난다는 말씀을 드린 바로 그 자리에 다시 섰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전라남도 강진 만덕산 자락에 있는 조그마한 토담집에 머무르면서 정치라는 짐을 내려놓고 저의 삶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면서 “마침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동안 유배생활하면서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 나라를 위해 저술 작업을 했던 곳이다. 저도 나라를 위한 책 한권쯤 쓰는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어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강진살이가 두 해를 넘겼다”며 그동안 강진에서의 삶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저서인 ‘강진일기’를 꺼내들었다. 손 전 고문은 “다산의 18년 유배생활에 비하면 제가 머문 시간은 너무 짧고 수백권의 책을 쓴 다산과 비교하는 것이 부끄럽다”면서도 “저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다산에게 묻고, 다산의 질문에 대답하는 상상의 대화를 끊임없이 나눴다. 다산의 눈으로, 그리고 저의 가슴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제 부족한 능력을 다해 겨우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이 나라는 털끝 하나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망하고 말 것이다’라는 다산의 말을 인용하며, “제 가슴에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향한 경고로 울렸다”고 고백했다. 손 전 고문은 “대한민국은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다. 87년 헌법 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고,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어나갈 수 없다”면서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재편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그는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저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다”면서 “질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