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10.10 22:05:13
루 재무장관 "경제-금융시장에 악영향 시작돼"
전주 신규 실업수당, 6개월래 최고로 `급증`
대형 건설사 URS, 셧다운에 3000명 일시해고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벌써 열흘째를 맞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끝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회복세를 타던 고용시장에서 가장 먼저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상원 재정위원회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미리 발표한 성명서에서 “부채한도 상한 증액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미 금융시장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현재 정치적으로 조장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우리 경제에도 불필요한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도 증액을 미루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긴급 자금 조달을 위한 특별조치 등이 모두 소진되는 17일 이전까지는 정부 부채한도 상한을 증액하고 정부 셧다운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루 장관의 우려는 곧바로 경제지표 상으로도 확인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6만6000건 급증한 37만4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2주일전의 30만8000건은 물론이고 31만건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특히 지난 3월말 이후 6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이처럼 청구건수가 급증한 것은 캘리포니아주에서의 컴퓨터 문제로 청구 접수과정에 혼란이 생긴 탓도 있었지만,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정부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의 해고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6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던 추세적인 청구건수도 오랜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2만5000건으로, 전주의 30만5000건보다 2만건이나 늘어났다.
라이언 스윗 무디스어낼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 이같은 청구건수 증가가 셧다운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늘어난 것인지 확실히 판단하긴 어렵지만, 정부 셧다운이 더 길어질수록 민간부문에서의 이같은 해고 영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입증하듯 세계 100대 건설회사에 포함된 미국내 대형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체인 URS코프는 이날 실적 발표 과정에서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지난 7일부로 3000명 정도의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고 밝히고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영향을 받은 직원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URS코프는 미국 건설사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관급공사 물량 비중이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