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짚고 나타난 최태원 회장…SK그룹, 확대경영회의 개최

by박순엽 기자
2023.06.15 18:31:11

경기둔화 장기화 등 대내외 상황에 전략 논의 전망
최태원 회장·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 참석
경영 상황·ESG 경영·넷제로 추진 현황 등 점검할 듯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그룹이 올해 상반기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고자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장기화한 가운데 미·중 패권 갈등, 원자재 공급망 불안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2023년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SK그룹의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8월 열리는 ‘이천포럼’, 10월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 최고경영진들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연례회의다.

이번 회의엔 최태원 회장을 포함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6일 테니스를 하다가 발목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최 회장도 목발을 짚고 회의장을 찾았다.

이날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회의에선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중 하나인 반도체 사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주된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넷제로(Net Zero) 추진 현황 점검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CEO 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란 화두를 던진 이후 줄곧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할 것을 강조해왔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와 배터리 소재·수소·풍력·신재생에너지 등 사업은 그룹의 신성장 사업이자 ESG 경영 실현과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이와 함께 각 계열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도 점검하며 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CEO 세미나에선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주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또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기업 가치를 높일 새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당시 그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의 경영 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각 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부 전문가들과 거시경제 지표들을 점검하고 각 요인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