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셋값 떨어지는데 월세는 고공행진 왜?
by강신우 기자
2022.02.22 16:34:08
5억 전세대출 받으면 167만원, 월세는 137만원
전월세 전환율, 대출금리보다 낮아 월세 수요↑
“오는 7월부터 반전세 등 월세계약 더 늘 듯”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 월세시장이 불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거듭 하락하고 있지만 월세 계약건수는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격 또한 치솟고 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임대차 계약건은 총 7만1079건으로 2011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았다.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중저가 단지가 몰린 금천구의 월세 비중이 56.12%로 가장 높았다. 현재까지(1월~2월22일 누적 기준) 서울 전체 총 임대차 계약건 2만1247건 중 전세를 제외한 월세(준월세·준전세) 비중은 36.6%(7784건)에 달한다.
매매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75건으로 임대차 계약건(2만1247건)의 5.53% 수준이다.
서울의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동시에 떨어진 데 반해 월셋값은 오르고 있다. 2월2주차(17일 기준) 집값은 0.02%하락하며 전주(-0.01%)보다 낙폭을 키웠다. 전셋값은 전세대출금리 부담과 대출규제 등으로 매물 적체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0.03% 하락하며 전주(-0.02%)보다 더 떨어졌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서울 집값은 0.00%로 보합으로 전환했고 전셋값은 0.04% 미미한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월세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세는 0.41% 올랐다. 지난해 12월 기준 월세는 평균 124만5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12만7000원에 비해 11만8000원(10.5%)이나 상승했다.
매매와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월세시장만 불안정한 이유는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집을 임차해 사는 것이 월세 비용보다 더 나가는 이른바 대출금리의 전월세전환율 역전현상이 발생하면서 전세수요가 월세로 쏠렸다.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은 3.13%로 연 최저 3.72~4.95%%대에 이르는 시중은행 전세자금보다 저렴하다. 이를테면 전세 5억짜리 아파트를 월세(무보증금)로 전환하면 월 136만9375원이지만 5억원을 4% 이율로 대출시 월 166만6666원의 이자를 내야한다. 월세보다 이자가 월 30만원가량 높은 셈이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임대차법에 의한 갱신계약이 종료되는 시점부터는 전세보다 월세 계약이 현저히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전세가격과 대출이자 부담 확대로 반전세 등 월세 낀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월세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7월말 전세 갱신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는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받는 반전세 거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