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가계대출 다시 증가…주담대 줄고, 신용대출 늘고

by노희준 기자
2022.02.17 17:20:27

16일 잔액 1월말보다 3536억 증가
다만, 작년 2월말 증가세 5분1 수준 둔화
주담대 -3665억, 신용대출 +7569억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주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다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8개월만에 처음 감소세로 전환한 지 보름만이다. 다만 2월 증가세는 지난해에 비해 5분1 정도로 둔화해 전체적인 가계대출 증가세 탄력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체적으로도 가계대출은 여전히 1조원 가량 감소한 상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993억원으로 지난달(707조7457억원)보다 3536억원(0.05%)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 가계대출은 한달 새 1조3617억원 감소해 8개월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쳤다. 따라서 보름만에 다시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3665억원 준 반면 신용대출은 7569억원 불어났다. 전세대출은 9643억원 증가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 자체는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과 2월 사이 한달새 5대 은행 가계대출은 3조7967억원 늘어났다. 이달 보름세 정도의 증가세를 단순히 2배로 환산해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를 7072억원으로 가정해도 지난해 같은기간 증가세의 19%에 불과해 5분1이 채 안 된다.

이렇게 5대 은행 가계대출 2월 증가세가 둔화된 가장 큰 원인은 가계대출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16일 현재 5대 은행 주담대는 506조4416억원으로 1월말보다 3665억원 감소했다. 전월대비 증가속도가 12월(2조761억원), 1월(1조4035억원)로 떨어지다가 아예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는 5대 은행 주담대가 지난해 2월 전월보다 3조7579억원 증가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주담대 감소는 주택매매시장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 한 관계자는 “서울 소재 아파트만 봐도 작년 4분기 이후 월간 매매거래건수가 크게 감소해 주담대 금액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1월 1283건으로 지난해 1월 거래량에 비해 78.4% 급감했다.

여기에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대출규제가 강화된 것도 주담대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6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68%~5.18%수준으로 상단이 5%를 이미 돌파한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모든 대출을 합쳐 2억원을 초과하면 DSR 40% 이내에서만 돈을 빌릴 수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설날 이후 상여금 등을 소진한 뒤 마이너스통장 등을 다시 사용하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 등이라는 게 은행권 시각이다. 다만 ‘빚투’ 등 주식시장으로 이동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5일 현재 64조5584억원으로 1월말(70조3447억원)보다 5조7862억원(8%) 감소했다.

16일 현재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연말에 비하면 1조81억원이 감소한 상황이다. 같은기간 주담대는 1조370억원이 불어났고 신용대출은 1조7582억원 줄었다. 전세대출은 1조7826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