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테마감리 후…개발비 자산화 비율 감소
by이명철 기자
2019.05.02 13:02:35
작년 185곳 평균 16.4%…전년대비 3.2%p 낮아져
개발비 잔액도 감소세…자산인식 구체적 공시 확대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테마감리 후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비율이 감소하고 개발비 자산인식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사례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개발비의 자산화는 줄었지만 연구개발 투자는 오히려 늘어나는 등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회계 처리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종 상장사 185개에 대한 회계처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지난해 개발비 자산화 비율(연구개발 관련 지출 중 무형자산으로 계상한 금액 비율)은 평균 16.4%로 전년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2014~2016년 22.9~24.3%에 달했지만 2017년 19.6%에서 지난해까지 2년째 감소세다. 이는 개발비 자산인식 요건 적용을 신중하게 처리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비율이 평균치를 넘은 회사 비중은 지난해 15.7%(29개)로 25.4%(47개)였던 전년대비 크게 줄었다.
지난해 개발비를 계상한 회사는 79개로 1년새 14.1%(13개) 줄었고 개발비 잔액은 14.8%(2300억원) 줄어든 1조3200억원이다. 개발비 잔액이 100억원을 초과하는 회사는 2017년 21개에서 지난해 9개로 줄었다.
개발비 잔액이 외감규정상 중요성 금액 기준 4배 이상인 34개 중 자산인식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곳은 22개(64.7%)였다. 개발비 잔액이 있는 회사 중 개발비 인식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회사 비중은 51.9%로 전년대비 16.0%포인트 늘었다.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한 시점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회계처리 감독지침을 준용했다. 일부 조건부 판매허가 등 각 사정에 따라 인식시점을 달리 적용한 사례도 있었다. 개발비를 보유한 79개 중 53곳은 모범사례에 맞춰 상세내역을 공시하는 등 종전 대비 공시수준이 향상됐다는 판단이다.
과거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개발비 자산인식 관련 오류를 수정하고 개발비를 줄인 기업도 34개다. 재무제표 재작성을 통해 2017년 재무제표에서 감소한 개발비 금액은 3866억원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재무실적을 양호하게 보이기 위해 개발비로 회계처리하던 제약·바이오업종의 관행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개발비를 자산화할 때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따지고 재무정보를 제공하는 등 시장 자율 노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한편 제약·바이오업종의 연구개발 지출 총액은 지난해 1조9443억원으로 전년대비 9.6%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발비 자산인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회계처리가 투자를 저해하지 않았다는 게 금감원 평가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들의 회계투명성 신뢰 확보 노력이 투자자 보호와 효율적인 자원 배분에 기여해 건전한 산업 발전에 토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