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대웅 기자
2016.01.06 16:22:09
러스, 7천억 투자해 베이징축구팀 인수
스포츠로 몰리는 자금.."산업 성장 잠재력 커"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의 성공한 IT기업들이 스포츠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인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스포츠 관련 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축구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6일(현지시간)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 인터넷매체 이브룬(ebrun)에 따르면 ‘중국판 유튜브’라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러스(樂視)는 지난 4일 중신그룹으로부터 베이징궈안 지분 50%를 매입하기로 했다.
23년의 역사를 지닌 베이징 연고의 축구팀 베이징궈안의 시장가치는 약 40억위안(약 7160억원)으로 평가된다. 러스는 이번 지분 매입에 최소 20억위안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신그룹과 베이징궈안건설 두 곳에서 공동 출자해 온 베이징궈안은 러스의 지분 매입으로 주인이 처음으로 바뀌게 됐다.
러스는 지난해 9월 스포츠 중계업체 러스스포츠를 설립하면서 이미 스포츠 미디어로의 진출을 예견한 바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한 러스는 최근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와 스마트 TV 시장 진출을 선언한데 이어 이번엔 스포츠 사업을 본격 가동키로 한 것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포츠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중국 포털 시나닷컴과 함께 알리바바스포츠를 설립하고 스포츠 산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12억위안을 투자해 광저우 헝다 축구단을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맨체스터시티 모회사 지분 13%를 4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는 중국에서 스포츠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발빠른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자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근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문화 산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스포츠 용품을 비롯해 체육관, 피트니스클럽 등의 수입이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다.
여기에 시 주석이 축구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이른바 ‘축구굴기’를 선언하자 기업 자금이 축구계로 더욱 몰리는 모습이다. 축구를 통해 중국 위상을 높여 국력을 과시하겠다는 그의 의도가 알려지면서 축구 산업에 대한 성장 잠재력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