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의료용지 매각 잡음, 주민 "상급병원 유치하라"

by이종일 기자
2025.03.12 15:06:49

검단신도시 의료복합용지 매각 절차 중
iH 경기침체 등 고려, 분할매각 계획 포함
주민 "상급종합병원 유치하려면 전체 매각"
iH "기존 절차 취소 못해, 무산시 다시 검토"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도시공사(iH)가 검단신도시 의료복합시설용지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주민단체 등이 반대하며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iH가 용지 매각 방식으로 분할 매각을 공고해서다. iH는 경기침체를 고려해 분할 매각을 3순위로 제시한 것인데 정치권과 주민은 분할 매각 시 상급종합병원 유치가 불가능해진다며 매각 절차 철회를 요구했다.

검단신도시 의료복합시설용지 위치도(빨간색 원 안에 ‘의1’로 표기된 곳). (자료 = 인천도시공사 제공)
12일 iH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iH는 올 1월9일 인천 서구 불로동 검단신도시 의료복합시설용지(이하 의료용지) 매각 공고(1차)를 냈다가 주민 반발로 같은 달 21일 취소했다. 이어 일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지난달 17일 공고(2차)를 다시 냈다.

1차 공고 때는 불로동 의료용지 4만7300㎡ 가운데 북측 1만6500㎡(34%)만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건축연면적의 30% 이상 규모로 종합병원을 짓고 나머지 연면적만큼 판매시설 등을 건립하는 조건이다. 주민은 검단신도시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을 유치해야 하는데 1만6500㎡ 용지로는 유치할 수 없다며 매각 절차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iH는 주민 의견을 일부 수용해 우선순위 조건을 넣어 2차 공고를 냈다. 1순위는 상급종합병원 유치와 전체 용지(4만7300㎡) 매각 조건이다. 2순위는 전체 용지 매각과 종합병원 설치로 제시했고 3순위는 북측 1만6500㎡ 매각과 종합병원 설치이다. 1순위 신청자가 없으면 2·3순위 순서로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종합병원은 100병상 이상 규모 병원이고 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가 필수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 중에서 지정한다.

주민은 3순위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며 또 반발했다. 주민단체인 검단신도시총연합회는 “시각을 다투는 중증질환자와 소아응급환자가 주변 지역으로 원정진료를 보러 가야 한다”며 “여러 진료과목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을 유치하려면 의료용지 전체 매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iH는 분할 매각 계획을 철회하고 상급종합병원 유치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모경종(인천 서구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분할 매각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iH측은 “부동산 경기침체 때문에 땅이 안팔려 3순위 분할 매각 계획을 함께 공고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절차를 취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1일 1순위 신청을 받았으나 1명도 참여하지 않았고 오늘(12일) 2순위 신청을 받는다”며 “2순위도 없으면 13일 3순위 신청을 받는다. 3순위까지 무산되면 용지 매각 시기·방식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