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vs 尹 뜨자 ‘지지율 최저’…文대통령 국정운영 고민

by이정현 기자
2021.11.08 18:27:38

유럽순방 성과에도 지지율 후퇴
민주당도 내림세, 국민의힘은 창당후 최고
靑 "일희일비 않겠다"지만, 위기감 팽배
코로나19 방역, 요소수 등 국내현안 집중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유럽 순방 효과는 없었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해 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주요 정당의 대선경선이 마무리돼 차기 대권경쟁구도가 확정된 만큼 이같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 국정장악력이 달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코로나19 방역과 경제회복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고삐를 쥐는 모습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 등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8일 지지율이 최근 6개월 내 최저를 기록했다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유럽 순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방북 여부를 논의한 후 주요 20개국(G20) 및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 주요 다자회의 참석 시기에 조사된 결과다. 주요 외교일정으로 거둔 성과를 발표한 후에는 통상 지지율이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낙폭이 크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평가 조사(2525명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잘했다’는 평가는 지난주 조사보다 4.5%포인트 낮아진 34.2%(매우 잘함 19.8%, 잘하는 편 14.4%)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기반으로 볼 수 있는 호남권을 비롯해 모든 권역과 성별, 연령, 이념성향 등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반면에 부정평가는 5.3%포인트 오른 62.9%(매우 잘못함 46.6%, 잘못하는 편 16.4%)다. 긍·부정 평가 차이는 28.7%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 역시 지난주 대비 4.0%포인트 하락한 29.9%를 기록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창당 후 최고인 46.0%까지 오른 것도 눈에 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않았으며 김만배 씨 등의 구속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시점 조사가 진행된 것을 배경으로 보기도 한다.

청와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一喜一悲·기뻐했다 슬퍼했다 함) 않으며 뚜벅뚜벅 가겠다”는 입장이나 위기의식마저 감추긴 어렵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지지율이 높은 편이긴 하나 대선을 앞두고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지지율 급락이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부터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 등 임기 말 해결해야 할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것도 고민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휴식 대신 참모진에 현안보고를 받으며 집무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요소수 부족사태와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을 집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 목소리가 큰 만큼 청와대 참모진 내에도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