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AZ백신 논란…유럽 규제당국 내부자도 "혈전 관련" 주장
by방성훈 기자
2021.04.07 17:15:08
EMA 백신 책임자 伊매체 인터뷰서 "명백한 인과관계"
증거 제시 못했지만…"원인 규명이 향후 연구과제"
EMA는 "아직 결론 안나와" 말아껴…7~8일 결과 발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의 핵심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희귀 혈전증 간 “명백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EMA는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능을 둘러싸고 논란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코 카발레리 EMA 백신 전략 책임자는 이날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매우 희귀한 뇌혈전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고 말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해당 증상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 원인은 알 수 없다”면서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카발레리 책임자는 “무엇이 이러한 반응을 유발했는지를 규명하는 게 앞으로의 핵심 연구 과제”라고 덧붙였다.
카발레리 책임자는 또 EMA가 조만간 AZ 백신과 희귀 혈전증 간의 연관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사례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 따른 이익이 부작용 위험성보다 더 크다”며 EMA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카발리레 책임자의 발언에 따른 파장이 확산하자 EM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희귀 혈전증 간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산하 의약품위험성평가위원회(PRAC)는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 현재 관련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검토를 마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오는 7~8일께 관련 브리핑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EMA는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일반적인 혈전의 위험 증가와는 관련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EMA는 “성별, 나이 등 구체적인 위험 요인을 찾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 특이 혈전과 관련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럽 국가들은 EMA의 추가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기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거나 접종 대상을 축소한 상태다. 독일은 지난달 31일부터 60세 이상에게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60세 미만일 경우 특별한 경우로 제한했고 의사 지침 및 처방을 받도록 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부작용 사례 보고가 잇따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했으나, EMA의 접종 권고 이후 접종을 재개했다. 다만 이들 국가 역시 고령층에게만 해당 백신을 권장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개발한 영국에서조차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옥스퍼드대는 이날 영국 규제당국인 의약보건제품규제청(MHRA)이 백신에 대한 ‘추가정보’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을 자체 중단하기로 했다. 옥스퍼드대는 지난 2월부터 6∼17세 청소년 3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또 영국 정부는 혈전 우려와 관련해 30세 이하에겐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CNN방송 등이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