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이틀째 러시아 본토 공격…푸틴 "중대한 도발" 격노

by조윤정 기자
2024.08.08 17:33:40

푸틴 "민간인 무차별적 공격" 비난
러시아 당국 "최소 5명 사망·28명 부상" 주장
가디언 "러시아군 국경으로 이동시키려는 의도"

[이데일리 조윤정 인턴 기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공습이 이틀째 이어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고위 관리 회의를 소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부 인사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국경 공격이 지속되자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 및 사법 기관의 수장들과 회의를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시작 직후 TV 연설에서 “이번 공격은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중대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로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28명의 주민이 부상당하고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6일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오후 전투가 지속되고 있다고 인정하며 공격을 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공중 미사일 공격과 포격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260명의 병력과 50대의 장갑차를 잃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이후 군사 최고 지도자들을 만났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참모총장은 “러시아군이 천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병력의 거의 3분의 1을 사살하고 추가 진격을 저지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주 주지사 대행 또한 “상황이 통제하에 있으며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조치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 천명의 민간인이 최전선 지역에서 대피했으며, 300명이 임시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쿠르스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 당국도 약 6000명을 대피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공격이 지난 6일 오전 8시쯤 우크라이나가 니콜라예보 다리노와 올레쉬냐 마을 사이의 국경을 넘어 북쪽과 동쪽으로 진격할 의도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번 공습이 러시아 동부 돈바스 전선에 방어 체제가 확장된 상황에서 일부 러시아군을 방어가 거의 없었던 지역으로 이동시키려는 우크라이나의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전문가는 이런 공격이 장기적으로 군사적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반(反)푸틴 단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국경지역인 벨고로드와 쿠르스크 지역으로 공격을 감행했지만 전략적 이득 없이 격퇴당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으며, 현재 쿠르스크주에 약 52만명의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침공 때 배치했던 병력의 2~3배 규모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새로운 병력을 동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중앙 돈바스의 포크로프스크를 향해 동부 전선 일부 지역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