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탈리아 총리에 “中-EU 대화 역할 맡아달라”

by이명철 기자
2024.07.29 22:54:58

멜로니 방중, 양국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시 주석 “실크로드 정신 견지해야, 관계 발전 촉진”
멜로니 총리 “中 파트너십 발전, 보호주의 반대해”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 중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중국 국무원 홈페이지)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멜로니 총리를 만나 양국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행동 계획(2024~2027년)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멜로니 총리에게 “양국의 유구한 우호 교류가 동서양 문명교류와 인류사회 발전의 진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며 “평화 협력, 개방과 포용, 상호배움, 상호이익을 핵심으로 하는 실크로드가 중국과 이탈리아의 공통 자산”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각국은 서로 연결되고 단결하면 함께 발전하고 폐쇄되고 분열되면 후퇴한다”며 “중국과 이탈리아는 실크로드 정신을 견지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다가 지난해 탈퇴했는데 시 주석이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 정세의 변화에서도 양국 관계 협력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정의했다.

시 주석은 “양국 산업 우위는 상호 보완적이고 상호 기회이며 상호 개방과 협력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탈리아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하고 더 많은 이탈리아 고품질 제품을 수입하기를 희망하며 이탈리아 기업이 공정하고 투명하며 안전하고 차별이 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탈리아측이 중국의 발전 이념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중국과 유럽간 대화에서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는 등 통상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가 EU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측은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역할을 중시하고 실크로드 정신을 계승하고 중국측과 보다 긴밀하고 높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며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열고 세계 평화와 진보에 새로운 기여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국은 경제, 무역 투자, 전기차, 인공지능 등 기타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인문·문화 교류를 강화하고 더 많은 이탈리아 제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탈리아는 보호주의에 반대하며 EU와 중국간 관계를 심화하고 발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