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재판 위증교사…檢 “재판부 기망한 최악 사건”

by박정수 기자
2024.01.11 16:01:32

이재명 대선캠프 관계자 2명 구속영장
김용 ‘1억 받은 날’ 거짓 알리바이 증언 부탁
위조증거사용 혐의도…15일 영장실질심사
檢 “조직적 재판부 기망…최악 위증 사건”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 조직적인 위증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를 기망한 최악의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11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나온 위증교사는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이렇게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재판부를 기망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것에 수사팀은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박모(45)씨와 서모(44)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와 서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각각 상황실장, 선거대책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작년 4월 김 전 부원장의 금품수수 사실을 숨기기 위해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장을 지낸 이모씨에게 허위 증언을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원장은 같은 해 5월 김 전 부원장의 재판에 출석해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김 전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과 공모해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씨로부터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검찰이 2021년 5월 성남시 분당구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1억원이 전달됐다고 특정하자, 박씨 등이 해당 날짜에 대한 거짓 알리바이를 꾸며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또 박씨는 지난해 5월 이 전 원장과 김 전 부원장의 변호인 이모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이 전 원장이 조작한 김 전 부원장의 금품수수 당일 일정에 관한 증거를 제출한 위조증거사용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김 전 부원장 재판 과정에서 위증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며 “피의자들의 주도 아래 조직적·계획적으로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위조된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했다. 최악의 위증 사건”이라고 했다.

특히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한 사건”이라며 “대통령 선거의 투명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조된 증거 제출뿐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관련 자료 폐기하는 등 사안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고려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선대위 관계자였던 피의자들의 범행 배후 세력이 있는지 등에 대한 부분까지 추가로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위증교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의 지인들이 불법 정치자금이 오간 때로 의심되는 날의 일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알리바이를 찾은 것일 뿐 위증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박씨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