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뒤로 젖힐 때마다 아프면, 디스크일까?

by이순용 기자
2023.03.15 16:51:40

척추분리증에서 악화되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
전 연령대에 환자 분포, 증상 악화는 50~70대에서 가장 많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허리를 뒤로 젖힐 때마다 통증이 찾아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하기 쉽다. 최근 들어 허리 통증이 심해진 50대 A씨는 허리디스크를 예상했지만 진료 후 ‘척추분리증’이라는 병명을 듣게 된다. 요추의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은 척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돌출하면서 생긴 질병인 반면, 척추분리증은 척추 뼈 구조에 이상이 생긴 상태라는 점에서 다르다.

척추의 뒤쪽에는 상관절 돌기와 하관절 돌기가 있어 각각 위의 척추 및 아래 척추와 관절을 이룬다. 척추분리증은 척추 뼈 뒤쪽의 연결부위가 금이 가서 연결이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척추 뼈 자체에 이상이 발생해 척추가 불안정해진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최수용 과장은 “상태가 더 진행되면 금이 간 부위의 위, 아랫부분이 서로 어긋나고 디스크 손상이 가속화되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척추분리증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발생하고 오랜 시간 동안 충격이 축적되어 전방전위증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가 바로 아래 척추에 대해 앞으로 이동하는 질환이다.

척추분리증은 제5번 허리뼈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척추분리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소아 환자의 경우 척추분리증이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본격적으로 성장 시 분리증이 악화되며 통증이 시작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척추분리증 환자는 모든 연령대에 고루 분포했다. 다만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어 증상이 심한 50~59세, 60~69세 연령대에서는 남녀 모두 3000명대를 넘으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환자가 증가했다.

요통은 척추가 불안정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척추분리증의 증상은 운동,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할 때,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오래 걸을 때 발생하곤 한다. 요통 및 다리로 번지는 하지 방사통은 척추분리증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됐을 경우 나타날 수 있다.

선천적으로 관절 간 협부에 결함이 있는 경우나 허리의 외상 및 과격한 운동이 반복될 경우 척추분리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레슬링과 기계 체조 등 과격한 운동을 피하고 척추 주변 근육들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 척추분리증 발생이나 척추분리증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소아 환자는 척추분리증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하지 않았는지 1년마다 X선을 촬영해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최수용 과장은 “척추분리증 진단은 X선 촬영을 통하여 하게 되며, 하지의 방사통 및 신경인성 파행이 있는 경우에는 MRI를 통하여 신경압박의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분리증과 퇴행성, 외상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척추분리증을 넘어 척추전방전위증까지 악화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신경감압 척추고정 및 유합술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 통증 및 다리 통증이 있을 경우 허리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