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것도 서러운데, 펫보험 가입 못하는 노령견[2022국감]
by이명철 기자
2022.10.04 16:03:45
국내 주요 4개 보험사, 펫보험 최초 가입 만 8세까지
안병길 의원 “나이 제한 완화하고 동물등록률 높여야”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노령견들은 펫보험 가입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주요 보험사들과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0.67%(4만9766건)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0.03%(2781건)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1%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펫보험의 가입 요건과 국내 반려동물 고령화 상황과 미스매치 문제가 있다는 게 안 의원 지적이다.
국내 주요 4개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펫보험의 월평균 평균 보험료는 △A사 5만1292원 △B사 4만4997원 △C사 6만8303원 △D사 2만1550원으로 평균 4만6536원 수준이다.
가입 조건을 보면 △A사 3개월부터 만 8세까지(갱신시 만 19세까지) △B사 만 0세부터 8세까지 △C사 생후 61일부터 8세까지(갱신 시 20세까지) △D사 생후 60일 이상부터 만 9세 미만까지로 제한됐다. 4개사 모두 8세 이하의 반려견만 최초 가입이 가능한 셈이다.
국내 반려견 중 펫보험의 나이 제한을 초과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농식품부의 반려견 나이 현황을을 보면 국내 9세 이상 반려견은 △2019년 78만7705마리(37.7%) △2020년 96만829마리(41.4%) △2021년 114만6241마리(41.4%)다. 평균적으로 10마리 중 4마리가 펫보험 연령제한 대상인 것이다.
국내 추정 반려동물 숫자가 반려견 고령화 추세를 고려했을 때 현행 펫보험 시장에서 나이 제한 문턱에 막히는 반려동물들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동물등록제를 연계하는 사업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동물등록제 등록률은 2017년 13.1%, 2018년 20.5%, 2019년 24.4%, 2020년 27%, 지난해 37.4%에 그친다. 지난해 동물 미등록으로 처분받은 건수는 125건(0.002%)에 그쳤다.
안 의원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보험사들이 펫보험 나이 제한을 완화하고 정부는 동물등록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단속·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정부와 보험업계 두 개의 바퀴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