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서 초당적 총기규제 합의…"수십년만의 첫걸음"

by장영은 기자
2022.06.22 17:36:31

민주-공화 의원 참여 총기규제법안 최종 합의
신원조회 강화·총기구매 제한 확대 등 포함
표결 통과는 미지수…공화당 상당수 반대 예상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연방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새로운 총기규제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난달 뉴욕주 버펄로와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규제 강화 여론이 높아지면서 양당이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결과다.

초당적 총기규제법안 협상에 참여한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 (사진= AFP)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총기규제 협상을 담당한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과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양당이 합의한 초당적 총기 규제안을 공개했다.

이 규제안에는 주 정부가 총기 구매를 제한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는 배우자나 동거자가 가정 폭력 전과가 있는 경우에 총기 구매를 제한하지만, 데이트 상대까지 그 범위를 확대한다.



위험하다고 판단된 사람의 총기를 일시 압류하는 이른바 ‘레드 플래그’(red flag) 법안을 도입하는 주에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 의무도 강화된다. 총기를 구매하려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의회가 1993년 공격용 소총을 금지(유효기한 10년 만료)한 뒤로 29년 만에 의미 있는 총기 규제법을 마련되는 것이다. 이번 법안 역시 유효기간은 10년으로 설정돼 있다.

다만, 실제 표결에 들어갈 경우 공화당 의원 상당수가 반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총기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률이 시행되기 위해선 상원 통과가 가장 큰 관문이다.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반분하고 있어서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무력화하고 법안을 통과시키 위해선 총 60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