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조선 적자에도 '효자' 정유에 웃었다…1분기 영업익 8050억원
by경계영 기자
2022.04.28 14:46:29
매출액 11.3조원…전년比 33% 증가
3월부터 한국조선해양 실적 연결 편입
현대오일뱅크 영업익 70%↑·현대제뉴인 '흑자'
"미래선박·헬스케어·연료전지·디지털 투자 확대"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267250))가 정유부문인 현대오일뱅크의 성장세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HD현대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증권가가 추정한 영업이익 전망치 7130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5.9% 늘어난 11조2966억원, 당기순이익은 29.1% 증가한 3802억원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지난달부터 HD현대 실적에 한국조선해양 실적이 지분법 평가 대신 연결 편입돼 반영된다. 앞서 HD현대가 지난 2월 KCC와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보유한 한국조선해양 지분 4.1%를 사들이면서 실질 지배력이 50%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에 대해 HD현대는 정유사업을 하는 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이 커진 데다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의 견고한 실적 등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 7조2426억원, 영업이익 70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9.7%, 70.7% 증가한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며 재고자산 평가 이익이 발생했고, 석유제품 수요도 늘어나 정제마진이 개선된 덕분이다.
현대제뉴인은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15.0% 증가한 2조1444억원,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흑자 전환한 133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주요 건설기계 시장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지만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에서 건설장비 판매가 늘어났다.
현대일렉트릭(267260)은 항만 정체 등에 따른 이월물량이 발생해 매출액이 35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6% 줄었다. 다만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하면서 영업이익은 4.6% 줄어든 167억원으로 감소 폭을 좁혔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01억원, 243억원을 기록했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매출액 3조9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396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산업설비 관련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한 영향이 반영됐다. 차세대 에너지원 처리시스템, 연비 향상 등 신규 사업을 개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을 5년 내 5000억원에서 중장기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비조선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조선부문에서도 선가 상승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 등 시황 개선세가 지속한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과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는 △미래 선박 △헬스케어 △연료전지 △디지털 등 4대 미래분야 핵심기술 투자를 확대해 투자 지주사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