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바른미래, 안철수까지 '호출'

by박경훈 기자
2019.02.15 14:23:44

하태경 "갈등 봉합 안 되면 안철수 부를 수밖에"
바른미래, 창당 1년…유승민 연찬회 이후 다시 잠행
이상돈 "안철수 역할 어려울 것"…연말 정계 개편 전망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향후 진로를 두고 헤매고 있는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조기 등판론’이 나왔다.

당 최고위원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안철수 전 대표를 데려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제가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이 타깃으로 삼아야 할 지지층’에 대해 합의를 하도록 중재하고 있다”며 “실패하면 안 전 대표를 불러와야 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안 전 대표의 조기 귀환을 촉구한 것으로 분석한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13일로 창당 1주년을 맞았다. 창당 때부터 시작된 ‘소멸론’ 끝에 힘겹게 맞은 첫 돌이라 평가할 만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당장 창업주인 안 전 대표와 유 전 대표 모두 불참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 당이 참패하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유 전 대표 역시 모든 당내 행사에 불참하며 잠행을 시작했다. 잠행 중인 유 전 대표는 반년여만인 지난 8일, 당 연찬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의 정체성으로 ‘개혁보수’를 주창하며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특히 ‘합리적 진보’까지 수용해야 한다는 손 대표와의 간극은 평행선만 남겼다.



이어 유 전 대표는 며칠 뒤인 창당 1주년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실상 중도를 지향하는 ‘손학규 체제’와의 결별을 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박주선·김동철 의원을 중심으로 평화당과 개인적이든, 당 대 당이든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등 바른미래당 자체 구심력은 약화한 상태다. 특히 하태경 의원은 두 의원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상태에서 발언한 안철수 조기 등판론이라 더욱 주목을 끈다.

하 의원은 해당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보와 보수, 중도층을 두루 지지층으로 삼으려다 보니 아무도 우리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타겟 지지층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당 1년이 지나도록 어정쩡한 정체성을 안 전 대표까지 들어와 결판을 내자는 취지다.

다만 안 전 대표가 돌아와도 바른미래당의 회생은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두 사람(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이 다시 앞에 나와 어느 역할을 하기에는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바른미래당에 상당히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연말이면 뭔가 변화의 출발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