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통한다'...식품업계 스토리 담기에 '집중'
by문다애 기자
2024.02.06 16:13:09
정육각-육가공, 풀무원-지속가능식품…강점에 진심 더한 브랜드
일관성에서 오는 ''프리미엄''…아이덴티티 강화·신뢰도↑
[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식품업계가 가치소비와 가심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일관성을 추구하거나 스토리를 담는 데에 진심을 다하는 모양새다. 특히 자사의 비전을 강조하거나, 강점을 더욱 뾰족하게 살린 브랜드를 내놓는 등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며 남다른 입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D2C 축산물 전문 정육각은 최근 채소, 과일, 곁들임 식품 등 한 달 만에 40종에 달하는 신제품을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제품 확장에 나선 가운데 ‘리얼앤리치’를 콘셉트로 하는 육가공 카테고리도 신설했다. 떡갈비와 함박스테이크 등 높은 육함량과 최적의 원재료 배합이 특징로, 신제품들은 출시 7일 만에 초도 물량이 전량 소진됐다.
육가공 신제품은 예측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주문 수로 약 열흘간 품절 상태였으며, 떡갈비는 설 이후부터 수령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육각 관계자는 “육류 전문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와 기대가 판매 호조로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만족도 높은 후기와 함께 판매 재개 시점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도축한 지 4일 이내 돼지고기를 선보이며 시장에 ‘초신선’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정육각은 원물 본연의 맛을 최대로 유지하기 위해 축수산물 유통 및 제조 혁신에 집중해 왔다. 최근 들어 고품질 식재료에 대한 경험을 식생활로 확장하기 위해 기존 초신선 상품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상품 발굴에 주력했고, 그중 육가공 카테고리가 괄목할 만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회사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육각은 이 달 내 육가공 생산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창업 이래 사람과 지구에게 이로운 먹거리의 중요성을 꾸준히 전파해 온 풀무원은 기업 비전 ‘바른 먹거리’에 걸맞은 지속가능식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한 지속가능식품 전문브랜드인 풀무원지구식단은 2022년 8월 론칭 이후 1년 만에 누적 매출 430억 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말에는 채식 연예인으로 알려진 이효리를 모델로 채택하기도 했다. 빅모델을 기용한 건 창사 이래 39년 만에 최초일 정도로 지구식단은 풀무원의 중점 브랜드가 됐다. 최근 출시한 에어프라이어에는 지구식단 전용 자동조리 모드도 탑재했다. 풀무원은 2026년까지 지속가능식품을 식품 전체 매출의 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분당 위주의 기초식품 소재 선두기업인 대상은 지난달 저칼로리 대체당 브랜드 ‘스위베로’를 론칭했다. 1965년부터 전분당 사업을 시작해 국내 최대 전분당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대상만의 노하우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상은 알룰로스 등 대체당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지난해 군산 전분당 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생산 기반을 구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덴티티를 더욱 부각시키는 제품이나 기업 이념과 맞닿은 브랜드가 신뢰도를 높이며 식품 시장 소비 주축인 2030세대의 수요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며 “기업의 일관성과 핵심 분야에 대한 진심이 곧 프리미엄으로 인식되는 시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