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친명'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 (종합)

by김유성 기자
2023.09.26 17:29:57

결선 투표까지 올라 남인순 의원 꺾고 선출
친명 색 옅어 흐트러진 당 추스릴 기대감 ↑
당선 첫 일성 "원팀" 강조, '원칙과 기준' 언급
국민의힘·정의당 "민생 챙기자" 촉구하기도

[이데일리 김유성 이수빈 김기덕 기자] 21대 국회 제4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홍익표(서울 중구성동구갑) 의원이 선출됐다. 홍 의원은 26일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남인순 의원과 결선투표 접전 끝에 당선됐다.

당선 확정 후 홍 의원은 ‘원팀’을 강조하며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26일) 열린 보궐선거에는 홍익표 의원 외 김민석, 남인순 의원이 참여했다. 4선의 우원식 의원은 ‘후보 간 단일화’를 요구하면서 이날 오전 중도 사퇴했다.

결국 세 후보로 압축해 원내대표 보궐 선거를 치렀고 1차 투표에서는 재적 의원 과반 이상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상위 득표자인 홍익표, 남인순 의원만 남기고 다시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홍 의원이 남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지 못해 사퇴한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일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3선인 홍 의원은 ‘범친명(親 이재명)계’이자 당내 대표적 전략통으로 꼽힌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수석대변인을 지내면서 친문계로도 분류가 된다. 지난 4월 28일 있었던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비명(非 이재명)계로 꼽히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에 밀린 바 있다.

홍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게 된 데에는 친명 색이 엷어 당내 통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렸다. 최근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해당행위자’로 모는 등 분열이 극심해진 상황이다. 누군가는 나서서 이 상황을 봉합해야하는데 적임자로 홍 의원이 꼽힌 것이다.

당내 홍 의원에 대한 동정론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다음 번 총선에 3선을 했던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서울 서초을 지역에 출마한다. 1990년대 이후 민주당 당선자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힌다. 솔선해 험지에 출마하고 자기희생을 한 점이 동료 의원들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 된다.

홍 의원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원팀이 될 수 있도록 당내 분열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결표 색출과 관련해서 홍 원내대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원칙과 기준이고 이를 바탕으로 폭넓게 의견을 듣겠다”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자신의 정치적 선택과 관련해 민주성과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대여(對與) 관계에 있어서도 원칙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은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겠다”면서 “원칙과 기준 하에 입장을 정하고 파트너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도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국무위원들이 국회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대통령이 국회를 국민의 대의기관으로 존중과 예의를 지키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라면서 “먼저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고 했다.

홍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은 축하의 인사말을 전하면서 ‘민생을 챙기자’고 촉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신임 홍 원내대표가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자리의 무게를 엄중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행보로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며칠 사이 배신자 색출, 옥중 공천이라는 믿기 힘든 단어가 민주당의 모습은 일말의 기대마저 무너뜨리기에 충분했기에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홍 원내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장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하루빨리 수습되고, 우리 국회도 국민을 위해 다시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새롭게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면서 “여야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한 정치 복원에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책임있게 나서달라”며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