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K-바이오...기술수출 잇단 ‘대박’

by송영두 기자
2021.11.17 16:15:43

17일 레고켐-보로노이 조단위 기술수출 계약
11월 한달새 기술이전 총 4건, 약 3조원 규모
올해 누적 기술이전 규모 약 11조4000억원
이미 지난해 기술수출 규모 약 10조원 넘어서
혁신 신약 플랫폼 기술, 글로벌 시장서 인정
K-바이오, 글로벌 플레이어 도약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른 대규모 기술수출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달 들어서만 총 4건, 약 3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되는 등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역대급 기술수출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레고켐바이오(141080)에 따르면 소티오바이오텍(체코)과 10억2750만 달러(약 1조2127억원) 규모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날 보로노이도 피라미드바이오사이언스(미국)와 8억46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 MPS1 타깃 고형암치료제 ‘VRN08’ 기술수출 계약을 발표했다. 한미약품(128940)과 SK바이오팜(326030)도 이달 각각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캐나다/약 4961억원), 이그니스테라퓨틱스(중국/약 2180억원)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레고켐바이오와 보로노이는 앞서 또 다른 기술이전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6월 익수다테라퓨틱스(영국)에 4237억원 규모 ADC 플랫폼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보로노이도 지난 9월 브리켈바이오텍(미국)과 3억2350만 달러(약 3800억원) 규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프로그램을 기술수출했다.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8억7000만 달러(약 1조295억원) 규모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던 유한양행(000100)은 17일 1000만 달러(약 118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임상 1상에서의 첫 환자 투약 개시에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이 역대급 실적을 찍을 것으로 전망돼 업계 전체가 고무된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는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17일까지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출은 28건, 총 규모는 약 11조4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기술이전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약 10조148억원) 수준을 이미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1월 GC녹십자랩셀-아티바가 MSD(미국)에 CAR-NK 세포치료제 3종을 18억6600만 달러(약 2조900억원)에 이전하며 올해 기술수출 스타트를 끊었다. 2월에는 제넥신(095700)이 KG바이오(인도네시아)와 코로나19 치료제와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X-17’을 약 11억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 조 단위 기술수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활약이 거셌다. 이뮨온시아는 지난 3월 3D메디슨(중국)과 CD47 항체 항암신약후보물질을 약 4억7050만 달러(약 54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달 펩트론(087010)은 치루제약(중국)에 약 5억3900만 달러(약6340억원) 규모 표적항암 항체치료제를 기술수출했다. 10월에는 올릭스(226950)가 한소제약(중국)과 GalNAc-asiRNA 기반 신약후보물질 2종 기술수출 계약(5368억원)을 체결했다. 에이프릴바이오도 같은 달 룬드벡(덴마크)에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을 이전(약 5370억원)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신약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들의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기술이전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사례”라며 “기술력과 해외 비즈니스 경험이 축적되면서 K-바이오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