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 中에스윈 입사 결국 `철회`

by양희동 기자
2020.06.16 15:34:15

중국 이직 이후 거센 국내 비판에 고심 끝에 결정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중국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에스윈(ESWIN)과기그룹의 부총경리(부회장)로 자리를 옮겨 ‘기술 유출’ 논란이 벌어졌던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결국 입사를 철회했다. 장 전 사장은 최근 중국 기업으로의 이직에 따른 거센 비판 여론에 심적 부담을 느껴, 에스윈에서 일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장 전 사장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 회장을 지낸 왕둥성(王東升) 회장의 권유로 지난 2월 28일 에스윈에 합류했으나, 뒤늦게 이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선 그의 중국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왔다.

장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LCD사업부 사장과 중국삼성 대표 등을 거치고 2017년 퇴임해 36년이나 ‘삼성맨’으로 일했다. 이로인해 국내 최대 기업의 사장 출신이 중국 시스템반도체 기업의 부회장 직을 맡은 것에 대해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는 이런 논란에 대해 반도체 개발 등 현직을 떠난 것이 오래 전 일이고 ‘인생 이모작’ 차원에서 왕 회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이직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은 1980년대에 D램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참여했고 이후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를 거쳐 2000년 이후에는 경영진으로 일해왔기 때문에 실무를 떠난지 16년이나 지났다”며 “그는 중국으로 이직하면서 기술 유출 논란 등 비판 여론이 생길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여러 보도를 접하고 괴로워했고 결국 입사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윈은 2016년 3월 설립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설계 및 생산업체다. DDI는 OLED와 LCD 등 디스플레이의 화소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로 패널용 DDI와 모바일용 DDI 등으로 나뉜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D램’이라고도 불린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DDI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18년째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