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선언…과반 의석 확보는 실패

by김나경 기자
2020.03.03 15:11:37

네타냐후 총리 리쿠드당 및 우파성향 정당연합 우세
코로나19 확산에도 투표율 71% 기록.. 지지층 결집
1년새 세 번째 총선.. "연립정부 구성여부는 미지수"

△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의회 의원 120명을 선출하는 총선이 실시됐다. 출구조사 결과 벤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AFP]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2일(현지시간)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벤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우파 성향 정당이 최다 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 정당 구성에 성공해 정치적 교착 상태가 해소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스라엘 텔레비전 네트워크가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쿠드당과 유대교 정당 등 우파 연합은 120석 중 59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진영 청백당을 비롯한 중도·진보성향 정당들이 확보한 의석은 54~55석으로 점쳐진다.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후 네타냐후 총리는 지지자들에게 “오늘은 엄청난 승리의 밤”이라며 1996년 처음으로 총리직으로 선출됐던 “첫 번째 승리보다 달콤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던 청백당의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은 “이건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아니지만 최종 개표 결과까지 기다려보자”고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 아랍세력을 대표하는 조인트 리스트는 14~15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조인트 리스트는 현재 13석을 보유하고 있다.



우파 연합이 승기를 잡으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5선 고지에 가까워졌다. 다만 여전히 우파 연합이 확보한 의석수는 여전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국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데 제2당 청백당은 연정에는 선을 그은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현재 뇌물수수·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는 것 역시 정치적 리스크다.

기드온 라핫 히브리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즈(NYT)에 “네타냐후 총리의 승리는 이스라엘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라며 “네타냐후 총리는 ‘국민이 나를 지지했습니다. 다른 판결을 내릴 사람은 누구입니까’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우려에도 이스라엘 총선 투표율은 71%을 기록해 201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은 별도 마련된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에 참석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돌파구를 위해 정부를 해산한 이후 1년 넘게 이어진 정치적 교착 사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4, 9월 총선을 치렀지만 제1당이 연정 구성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1년 새 세 번째 총선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