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편법개발·투자사기 집중 단속한다
by김형욱 기자
2019.07.02 15:33:18
산업부, 경찰청 협조 아래 집중 수사 추진
태풍·홍수철 앞두고 안전관리도 강화 나서
“목표 달성 이상無…이젠 안정 성장 모색”
| 김재현 산림청장(왼쪽)이 지난 4월16일 지난해 7월 태풍 쁘라삐룬으로 토사 유출 피해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매전면 태양광발전사업장을 찾아 피해 복구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산림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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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소규모 태양광발전소 편법개발이나 투자사기 근절을 위해 경찰청과 손잡고 집중 단속에 나선다. 태풍·홍수철 앞두고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 중인 만큼 이젠 안정 성장을 모색할 때라는 판단이다.
김정일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달부터 경찰청 및 관계기관의 협조로 편법개발이나 투자사기를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1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당시 6.2%에서 2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지난 한해 2989㎿의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며 목표했던 1700㎿를 72% 초과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산림 훼손이나 부동산 투기, 개발 사기 등 부작용 사례도 속속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올 5월 산지 태양광 허가 경사도 기준을 25도에서 15도로 낮추는 등 부작용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해 온 저수지 수상태양광 사업 규모 목표치도 10분의 규모로 축소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달 19일 태양광 피해신고센터도 신설해 피해 의심사례 접수도 시작했다.
산업부는 여기에 더해 이달부터 경찰청과 함께 태양광 관련 사기에 대한 집중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일부 업자가 태양광발전 개발이 안 되는 부지에 태양광발전을 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으는 사기 사례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조만간 지난해부터 집계해 온 약 80여건의 피해 의심 사례를 정리해 경찰청에 제공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필요에 따라 전담수사팀 구성도 검토한다. 한국전력이나 각 지방자치단체와 업체 간 유착·비리 의심사례도 함께 수사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부정사례 적발 업체의 정부 보급사업 참여 제한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에너지공단은 태양광발전사업 참여자가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정보제공 플랫폼을 구축기로 했다. 지역 태양광발전 사업이 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걸 고려해 마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반상회 등을 통한 직접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태양광발전 사업 투자를 위한 표준계약서도 만든다.
한국에너지관리공단을 중심으로 편법 개발에 대한 집중 단속에도 나선다. 버섯재배사나 축사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건 합법이지만, 버섯재배사·축사로 신고만 하고 재배나 사육 없이 태양광발전만 하는 건 불법이다. 정부는 지난해도 51곳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 위반 건물 4곳과 미흡 건물 18곳을 적발해 한국전력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부여를 제한했다. 이런 사례가 늘어난다면 건축물 태양광 REC를 조정하는 안도 검토한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에너지관리공단과 태풍·호우에 대비한 특별대응반을 운영하고 경보나 주의보 땐 주의문자를 사전 발송하는 등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산림 태양광을 중심으로 산사태나 파손 피해가 8건 발생했었다. 산업부는 지난 5~6월 사고가 났거나 1㎿급 소규모 시설 148곳에 대한 안전조사를 했다.
산업부는 이 같은 태양광발전 단속·규제 강화 조치에도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의 이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등 발전 가능한 부지가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부지의 2.4~3.7배 가량 있는 만큼 전체 가능부지의 20~40%만 태양광을 설치해도 기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농지법 개정을 통해 간척 염해 농지에 대한 태양광발전 허용 기간을 7년에서 20년으로 늘렸다. 또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전력계통이 부족한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3년 내 총 14개의 변전소를 신설한다. 중장기적으론 현재 실증 단계인 영농형 태양광의 보급도 모색한다.
김정일 단장은 “지난해 원래 보급 계획을 70% 초과 달성했고 올해 목표 역시 상반기에만 3분의 2 수준을 달성해 초과 달성이 유력하다”며 “시장 수요는 충분히 확인한 만큼 지속 확산·유지를 위해선 좀 더 질서 있고 계획적인 보급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