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노희준 기자
2024.12.11 15:32:48
A대형마트 계엄전후 일주일 소주 8% ↓ 맥주 9% ↓
주요 시내 음식점에서도 단체 예약 취소 잇달아
주류업계, 마케팅 강화하나 판관비도 늘어 고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족발과 보쌈을 전문으로 파는 A음식점은 갑작스러운 계엄 사태 이후 어제까지 5건의 단체 예약이 취소됐다. 음식점 관계자인 류모씨는 “평상시에도 예약 취소 건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최근 상황은 매우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계엄사태에 따른 탄핵정국 혼란 불똥이 주류업계에도 튀는 모양새다. 어수선한 시국 여파로 송년회 등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연말 특수가 사라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시대변화로 술 소비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11일 국내 대형마트 B사에 따르면, 계엄 사태 직후 7일간(12월4일~10일)의 소주와 맥주 판매량이 전주(11월27일~12월3일)와 비교해 소주는 8%, 맥주는 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이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었던 것을 고려해도 감소 폭이 컸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류업계는 연말 대목 분위기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주류회사 관계자는 “연말인데도 분위기가 안 좋아 기존에 도매상에 나간 물량이 재고로 쌓이고 있다”며 “때문에 신규 판매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거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술 소비 자체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 타격이 더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최근 국내 술 소비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국세통계포털을 보면, 국내 소주 출고량은 2019년 91만 5596㎘를 기록한 후 2023년 84만 4250㎘로 5년 연속 하락세다. 국내 맥주 출고량도 지난해 168만 7101㎘로 4년새 1.7% 줄었다.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내수시장 규모 자체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축소됐고,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술을 멀리하는 소버(Sober, 술에 취하지 않는) 문화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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