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광주 이전에 반발…관객들 반대 서명 운동도

by장병호 기자
2025.03.06 13:42:09

문체부, 6일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 공식화
2026년 상반기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유인촌 장관 "균형 발전은 국립단체 의무"
서울예술단 "문체부, 논의 없이 일방 추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국립예술단체인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을 6일 공식화했다. 서울예술단은 “단원들과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발표”라며 반발하고 있다. 관객들은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을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나섰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실에서 2023년까지의 중장기 문화비전 ‘문화한국 2035’ 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문체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향후 10년 문화정책의 중장기 정책 방향과 과제를 담은 중장기 문화비전 ‘문화한국 2035’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문체부는 ‘지역 문화 균형 발전’을 위해 국립예술단체를 지역으로 확대할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25년 국립청년예술단체 지역 설치 △2026년 상반기 서울예술단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이전 추진 △2026년 하반기 국립예술단체 지역 단계적 이전 추진 검토 등 총 3단계 계획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과 관련해 영국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전 사례를 언급했다. 문체부는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990년대 런던에서 맨체스터로 이전하면서 맨체스터가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 중 하나로 성장했다”며 “오케스트라를 기반으로 지역 음악 교육 및 예술 프로젝트는 물론 젊은 음악가들의 유입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예술단이 광주로 내려가게 되면 명칭은 ‘국립아시아예술단’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유인촌 장관은 “예술단체가 지역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그 지역에서만 공연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1~2년 정도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국립단체라면 대의적으로 균형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예술단은 문체부 발표가 일방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에 “광주 이전과 관련해 문체부와 단 한 번 만났고 추가적인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후 문체부가 어떠한 추가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광주 이전을 발표했다. 단원들 모두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객들 사이에서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을 반대하는 서명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5일 한 관객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서울예술단 광주 반대 서명 운동에는 16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관객은 “서울예술단의 ACC 이전의 사업타당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문체부의 일방적인 행정을 막아야 한다”고 반대 서명 운동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서울예술단은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6년 ‘88서울예술단’으로 출범한 국립예술단체로 한국적 음악극인 ‘가무극’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서울예술단을 비롯한 국립예술단체 노조는 문체부의 국립예술단체 지방 이전, 그리고 통합 사무처 신설 추진 등에 반대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