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간신히 피한 미매각…GS건설도 오버 발행
by안혜신 기자
2023.02.22 17:43:13
롯데케미칼, AA급 우량채임에도 3년물 간신히 미매각 피해
GS건설도 1500억원 채웠지만 오버 발행
SK E&S만 1.3조 몰리면서 흥행 성공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롯데케미칼(011170)(AA+)이 미매각을 간신히 피했다. 올 들어 AA급 수요예측에 조 단위 자금이 몰려든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특히 이날 함께 수요예측을 진행한 GS건설(006360)(A+)과 에스케이이엔에스(SK E&S, AA0)가 롯데케미칼보다 신용등급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게 됐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년물 700억원, 3년물 2500억원, 5년물 300억원 총 3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6200억원이 들어왔다.
전체 숫자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3년물이다. 3년물 2500억원을 모집했는데 여기에 2500억원의 주문이 턱걸이로 들어오면서 간신히 미매각을 면했다. 2년물은 2350억원, 5년물은 1350억원이 들어왔다.
발행 금리도 언더 발행은 커녕 2년물, 3년물, 5년물 모두 오버 발행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5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는데 2년물은 +30bp, 3년물은 +50bp, 5년물은 +5bp에서 모집 물량을 모두 채웠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7000억원 증액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이 조차 쉽지 않아지게 됐다.
롯데케미칼의 상대적인 수요예측 부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대규모 인수자금 지출이 예정돼 있다”면서 “설비투자 자금소요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점, 위축된 전방 수요 등 영업환경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395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도 80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에 이어서 적자를 지속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다”면서 “최근 금리도 오르면서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설사인 GS건설(006360)도 물량은 채웠지만 오버 발행하게 됐다. 2년물 1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219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GS건설은 개별 민평 대비 +30bp~+17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는데 +140bp에서 모집 물량을 모두 채웠다. 다만 기존에 계획했던 최대 3000억원 증액은 어렵게 됐다.
에스케이이엔에스(SK E&S)는 3000억원 모집에 1조3500억원의 물량이 들어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3년물 1300억원, 5년물 1700억원을 모집했는데 각각 6600억원과 6900억원이 들어왔다. 민평 대비 -30bp~+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는데, 3년물은 -10bp, 5년물은 -19bp에서 모집 물량을 모두 채웠다. 무난히 5000억원까지 증액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