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종전선언" vs 美 "선비핵화"…폼페이오 방북 앞두고 신경전

by원다연 기자
2018.08.23 14:38:15

北매체, "美 종전선언 채택 마당한 의무" 촉구
트럼프 "비핵화 조치 있어야 제재 완화" 언급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협상을 앞두고 북미간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연일 매체를 통해 미국의 종전선언 채택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은 대북제재를 고리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압박하고 있다.

23일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종전선언 채택, 외면할 이유가 없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종전선언의 채택은 역사적인 판문점수뇌회담과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에서 합의되고 내외에 공표한 문제로서 누구도 이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우리는 싱가포르조미공동성명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조미관계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종전선언을 채택하는데서 마땅한 책임과 의무감을 지니고있는 미국은 상대방의 진정어린 선의와 아량에 호상존중과 신뢰에 기초한 실천적 행동조치로 화답해 나서지 못하고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응당 종전선언채택 등 단계적이며 동시적인 행동조치를 통해 호상신뢰를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며 “종전선언 발표로 조미 사이에 군사적 대치상태가 끝장나면 신뢰조성을 위한 유리한 분위기가 마련되게 될 것이며 조미관계개선에서도 새로운 전진을 기대할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 18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처음으로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했다. 이보다 앞선 17일에도 노동신문은 정세해설을 통해 “미국은 종전을 선언하는 데서 마땅한 책임과 의무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신뢰조치에 대한 화답으로 종전선언을 촉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북한의 선비핵화 조치를 분명하게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 집회연설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 엄청난 제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것(제재)을 빨리 해제해주고 싶지만, 그들은 핵을 제거해야만 한다”며 북한의 선비핵화 조치를 분명하게 압박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대북제재 공조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세라 허커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다음달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만나 동맹국들과 이런 중요한 대화를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