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강남패치·한남패치 운영자들 검거…모두 20대 여성

by전상희 기자
2016.08.30 17:23:48

"부자에게 박탈감"·"수술 후유증 시달려" 범행동기 밝혀
일반인 대상 무차별적 신상폭로…진위 확인은 안 해
게시글 이용해 피해자에게 금품 요구한 20대 남성도 적발

서울 강남경찰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일반인의 신상이나 사진을 무차별적으로 폭로해 논란이 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다. 이들은 모두 20대의 여성들로 신분차이로 인한 박탈감이나 수술 부작용에 따른 우울증 등 때문에 일반인 대상 ‘신상털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5월 초부터 6월 말까지 인스타그램에서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하며 일반인 약 100명의 사진을 게시하고 허위로 신상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회사원 정모(24·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주로 여성들의 사진을 올리며 해당 인물이 ‘유흥업소에서 일했다’ 혹은 ‘스폰서가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린 혐의를 받는다. 3개월 전까지 단역배우나 모델 일을 해왔던 정씨는 주변 인사나 평소 자주 찾던 클럽에서 연예계·화류계 소문을 접하고 이를 확인없이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피해자들의 신고를 피해 약 30차례에 걸쳐 계정 이름을 바꾸며 운영을 계속했다.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과 질투를 느껴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씨의 공범도 추적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인스타그램 한남패치 계정을 운영하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반 남성의 사생활을 폭로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협박)로 양모(28·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계정 3개와 닉네임 11개를 활용해 한남패치를 운영하며 게시글 대부분을 익명의 누리꾼으로부터 제보받았다. 양씨는 또한 강남패치 운영자에게 연락해 제보를 전달받기도 했다.

조사결과 양씨는 지난 2013년 6월 광대 성형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을 겪었고 3년간 5차례에 걸쳐 재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올해 1월까지 병원 측과 민·형사 소송을 벌이며 우울증과 불면, 불안감 등의 증상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강남패치를 접한 뒤 자신을 수술한 남성의사와 같은 비양심적인 남성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수서서는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게시글을 이용해 특정 대상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공갈미수)로 김모(2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이들 계정의 게시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4곳에 옮겨온 뒤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2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bitcoin·인터넷에서 통용되는 가상 화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에 대한 정확한 피해규모를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