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5.05.13 15:39:26
1Q 백화점업황 부진에도 주가 상승
신세계·현대, 면세점 진출 모멘텀 부각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백화점업계의 1분기 실적은 ‘흐림’이었다. 소비심리는 아직 채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투자자의 관심은 다른 데 있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면세점업계로 뛰어들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주가 상승에 불씨를 당겼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004170)는 전거래일 대비 10.31% 오른 2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백화점(069960)의 종가는 15만4000원으로 전날보다 7.32% 상승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현대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7% 감소한 920억원으로 시장기대치 980억원을 밑돌았다. 기존점 성장률이 부진한 데다 김포 프리미엄아울렛 개장으로 판관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한 713억원으로 시장기대치 688억원을 소폭 웃돌았지만 뜯어보자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신세계몰에서의 영업손실이 축소되는 등이 반영된 것으로 백화점부문의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다.
4월 기존점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월별 변동성이 큰 백화점업계의 특성상 업황이 턴어라운드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해 세월호 사태 관련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이 급등세로 반응했던 까닭은 시내면세점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지난달 말 신세계는 100% 자회사인 신세계DF를 설립해 시내 면세점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7만원선을 맴돌던 주가가 20만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2일에는 신세계가 신세계DF에 9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다음달 1일 관세청의 입찰 마감을 앞두고 서울 시내 면세점에 대한 각 업체 또한 계획을 속속 내놓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과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해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두투어네트워크, 서한사, 엔타스듀티프리 등이 현대DF에 참여한다.
그룹 계열사인 호텔롯데에서 이미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과 달리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진출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주가 상승률만 봐도 롯데쇼핑의 주가가 5.00% 오른 데 비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증권가에서 시내 면세점에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LIG투자증권은 시내면세점 진출을 고려해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50% 올리기도 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보다 시내 면세점 사업을 추진한 데 따른 기대감에 주가가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화점업황이 부진해진 상황에서 향후 시내면세점 사업권 취득 여부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